멕시코 남부서 2천명 출발
미국 대선(11월 5일)를 보름여 남겨두고 멕시코 북부 접경지대로 향하는 이민자 행렬이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다. 대부분 중남미 출신인 ‘캐러밴’ 2,000여명은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를 목표로 지난 주말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도보 이동을 시작했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가 21일 보도했다.
캐러밴은 대규모로 무리 지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멕시코 남부 과테말라 접경 지역인 타파출라에서의 캐러밴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 1일 이후 이번이 3번째다. 다만 앞선 2차례는 수백명 단위였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멕시코를 종단하는 이들은 개별 이동에 따르는 위험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날을 정해 한꺼번에 움직인다. 도로를 따라 다 함께 걷거나 지나가는 차량을 얻어 타는데, 때론 범죄조직에 돈을 건네고 버스나 화물차를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이 과정에서 갈취·납치·성폭력 등 피해를 보기도 한다.
이민자들은 미국 대선을 전후로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등이 이민 관련 사전 인터뷰 예약 애플리케이션(시비피 원·CBP One) 프로세스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 당국과 협의해 멕시코시티 및 일부 북부 국경지대에 제한된 CBP 원 등록 가능 지역을 늘리려는 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멕시코 북부에 도착한 이들의 무리한 월경 시도도 지속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미국 뉴스채널 뉴스네이션을 인용, “최근 몇 주간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미국 영토에 닿기 위해 (멕시코 국경 지대의) 강을 건너는 위험한 행위가 증가했다”며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출신 남성과 그의 어린 딸이 리오브라보(미국명 리오그란데강) 강물에 휩쓸려 숨졌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민 당국 자료를 인용, 미국·멕시코 국경 불법 이민자 적발 건수가 지난 2월 이후 매달 감소세를 보이다가 8월 한 달 5만8,038건으로 전달에 비해 소폭 늘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포기 전인 지난 6월 불법 입국 이민자 망명 제한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