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삶과 생각] “막걸리는 언제나 추억”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8-21 11:11:04

삶과 생각,폴 김,재미부동산협회 상임이사,막걸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일전에 한국 방문 때 친구들과 강남의 한 막걸리 양조장(Brewery)에서 만남을 가졌다. 매장안 눈에 보이는 곳에서 제조해 바로 내놓은 막걸리는 갓 구워 나온 핫 베이글처럼 그 후레쉬한 맛이 가히 일품이었다. 분위기도 젊은 시절 즐겨찾던 골목길 허름한 선술집과는 달리 대로변 큰 건물에 자리잡고 있으며, 실내장식은 모던하고 화려했다.

막걸리 한 통 가격은 9,000원. 한국내 일반식당이나 주점의 2배 가격이지만 미국에 비한다면 착한 가격이다. 이 술집에서는 주문할 때 1인당 12,000원에 2시간 동안 2병씩 무한대로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옵션이 하나 더 있다.

술 좀 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웬만한 성인 남자들은 대개 막걸리 1통 이상은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세컨드 옵션을 선택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더구나 내 친구들은 모두 한 때 막걸리 2통을 쏟아 부은 냉면그릇을 원샷했던 추억이 있는 주당들이다.

이젠 나이도 있고 담소나 나누면서 천천히 적당히 마시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간만에 만난 친구들의 호기를 거스를 수 없었다. 주문하자마자 나온 술은 빠르게 잔에 채워지고, 몇 순배 거듭 돌자 어느 순간 자연스레 몇 병을 마셨는지 놓쳐 버릴 지경이었다. 누구 하나 정신줄을 놓지 않고 있었다니 대단한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다.

마지막 1분여를 남겼을 때가 특히 가관이었다. 남은 술을 재빨리 잔에 채우고 서둘러 최후의 2병을 주문했다. 야구로 치면 아슬아슬한 슬라이딩 세이프였고, 미식축구로 치면 따라붙는 수비수를 달고 터치다운을 향해 달리는 미친 질주였다. 그제서야 숨을 고르고 환호하는 관중에게 한 손을 들어 화답하듯 천천히 술잔을 기울이며 자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한정된 시간에 무제한의 술을 리필해 마시려 했던 상황이 마치 유한한 삶 속에서 끝없이 욕심을 추구하는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도, 이 나이에도 여전히 젊은 날의 객기가 살아 있구나 하는 안도감과 삼일을 시름시름 앓아 누워 있다가 겨우 회복한 몸이었지만 이 정도의 건강이 그저 감사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그 시절을 재현했다는데 한 편으로 기쁘기도 했다. 막걸리는 언제나 추억을 낳는다. 

<폴 김 재미부동산협회 상임이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인신매매 조직  20대 두 여성에 중형
인신매매 조직  20대 두 여성에 중형

귀넷법원, 각각 25년∙15년 선고 귀넷 법원이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 구속 중인 두 여성에게 중형을 선고했다.귀넷법원은 26일 지난해 갱단 소속으로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유죄

애틀랜타 실업률 변동 없어
애틀랜타 실업률 변동 없어

10월, 11월 실업률 연속 3.5% 기록교육 및 보건업 일자리 사상 최고점 조지아 노동부는 지난 26일, 메트로 애틀랜타 실업률이 10월과 11월에 3.5%로 변동이 없다고 발표

집 빌려 새해맞이 대형 파티 ‘원천봉쇄’
집 빌려 새해맞이 대형 파티 ‘원천봉쇄’

에어비앤비, AI이용 예약 차단지역정부도 '파티 하우스'규제  연말연시를 맞아  에어비앤비 등을 이용해 주택을 단기임대한 뒤 대형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연말 여행, 애틀랜타에서 떠나는 특별한 여행지 4곳
연말 여행, 애틀랜타에서 떠나는 특별한 여행지 4곳

데이토나 비치에서 겨울 나기퀴라소 메리어트 비치 리조트 연말에 들어서면서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애틀랜타에서 자동차나 비행기로 떠날 수 있는 여행지 4곳을 AJC가 소

조지아텍 재학생 규모 급증∙∙∙조지아 최대
조지아텍 재학생 규모 급증∙∙∙조지아 최대

현 총장 부임 후 증가세 두드러져온라인 강좌 ∙편신입생 크게 늘려학생 대 교수 비율은 다소 악화돼  최근 수년간 조지아텍 성장이 조지아는 물론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지역신문

취약 이민자 가정 식품매장 무료이용
취약 이민자 가정 식품매장 무료이용

뷰포드Hwy 이민자 지원 비영리단체종료 파일럿 프로그램 재개 지원 요청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민가정에 대한 식품지원 활동을 해온 한  비영리단체의 종료된 파일럿 프로그램이 재

화려한 연말 행사, 정말 괜찮으신가요?
화려한 연말 행사, 정말 괜찮으신가요?

연말, 행복의 그림자 우려'휴일 우울증'과 극복 방법 연말 행사로 인한 정서적 압박이 정신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연말의 쇼핑과 파티, 축제 등이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지만,

90세 한인 노인 살해 경비원 기소
90세 한인 노인 살해 경비원 기소

여성 경비원 김씨를 50차례 이상 찔러 지난 9월 벅헤드의 노인 아파트에서 90세 한인 노인 김준기 씨를 50번 이상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은 경비원이 기소됐다.풀턴카운티 슈피리어

미국인들의 공통된 새해 결심은 이것
미국인들의 공통된 새해 결심은 이것

저축 통한 재정적 안정 최우선건강식, 운동, 체중 감량 등도 한 해가 저물어가면서 새로운 해를 맞는 미국인들의 새해 결심은 무엇일까. 미국인들은 2025년에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미쉘 강 전 후보 한인 후원자 초대 오찬
미쉘 강 전 후보 한인 후원자 초대 오찬

"2년 뒤 선거에 재도전 예정" 조지아주 99지역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석패한 미쉘 강 전 후보는 지난 12월 14일 한인 후원자들을 초대해서 감사인사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