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발언대] ‘혼자 누리는 자유는 위험하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4-23 11:46:46

발언대,김창만,목사,혼자누리는자유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자유에는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혼자 누리는 자유이고, 둘째는 다른 사람과 함께 누리는 자유이다. 혼자 누리는 자유의 대표적 사례는 인간 아담이 추구했던 본능적 자유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누리는 자유의 사례는 초기 기독교 신자들과 17세기 영국 청교도 무리가 추구했던 공동제적 자유이다.

이 두 종류의 자유 사이에 고뇌와 고난으로 가득 찬 인간의 길, 분열의 길이 가로놓여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도 펠라기우스와 논쟁에서 작은 자유와 큰 자유가 있음을 설파한 적이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자유방임적 자유와 합리적인 자유밖에 몰랐다. 베드로는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 안에 진정한 자유가 숨어 있음을 알았다. 베드로가 예수께 고백했다.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이때 베드로는 참 자유를 얻었다.”

(베르쟈예프의 ‘자유’ 중에서)

자유에 대한 무지와 환영으로 인해서 인류는 비참한 상황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이 큰소리치며 우크라이나를 마음대로 유린하는 것은 자유에 대한 무지가 낳은 비극이다. 인간이 자유롭게 살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위험한 착각은 자신과 이웃을 동시에 비극으로 이끈다.

‘죄와 벌’의 주인공이자 살인자인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의 자유는 아담이 가졌던 본능적 자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인간 본능 안에 숨어있는 이기주의가 본능적 자유에 불을 붙인다. 자신이 마치 심판관이 된 것처럼 착각하는 자의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자유는 마침내 살인을 낳았고 파멸로 이끌었다. 라스콜리니코프는 가짜 자유인이었다.

라스콜리니코프를 구원의 길로 인도한 소냐는 사회적 약자, 사회적 무명인이다.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인간적으로 허물이 많았다. 하지만 소냐는 신앙적 자유를 누린 용감한 투사였다. 라스콜리니코프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 소냐는 이타적 자유인이 되었다.

소냐는 라스콜리니코프에게 이타적 자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소냐는 이타적 자유를 설명하기 위해 예수가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땅에 떨어져 생명의 씨앗이 되셨다는 요한복음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마지막으로 소냐는 라스콜리니코프에게 말한다. “나는 비천한 집 출신이나 믿음의 정상에 올라 군림하기를 원합니다. 거기서 당신이 빼앗긴 진정한 자유를 되찾아 돌려주기를 원합니다.”

라스콜리니코프처럼 혼자 누리는 자유의 추구는 위험하다. 소냐처럼 자유 안에 이타적 사랑이 있을 때, 그 자유는 위험한 이기심의 지뢰밭을 통과하여 숭고한 자리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인간은 회심하고 참 자유를 얻는다. 수도원에서조차도 ‘혼자 있음’과 ‘이웃과 함께 있음’은 확연히 다르다.

예수는 말씀한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인간의 자유를 시험하는 것은 존중하는 마음으로 타자를 끌어안는 이타성의 존재여부이다.

<김창만 목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6월중 영주권문호

케빈 김 법무사  미국 국무부(DOS)가 2024년 6월 중 영주권 문호 발표했는데, 취업 이민 카테고리에서는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거의 없다. 게다가, 국무부는 가까운 미래에 후퇴

[신앙칼럼] 섬김과 은밀함(Service And Secrecy, 마태복음Matthew 6:1-8)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중세 영성의 대가 프랜시스수도회의 보나벤투라(Bonaventura, C.)는 “인간은 죄로 말미암아 <광야의 가난한 자>가 되

[벌레박사 칼럼] 우리집 벌레관리는 이렇게

벌레박사 썬박 다음은 벌레 문제로 한 고객과 상담한 내용을 적어 보았다. 질문)새로 이사온지 한 달 정도된  집에서 너무나 많이 발견되고 있는 벌레 때문입니다. 마침 기어 다니고

[단상] ‘카피 인생을 살지 말라’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만든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죽기 전에 두 아들에게 애써 키운 가업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얼마안가 두 아들은 아버지가 남긴 위대한 유업을 다 들어 먹고 망하고

[주말 에세이] 헬렌을 위한 기도

한국에서 돌아오니 마당 곳곳에 심어진 화초들 사이로 불쑥불쑥 솟아 나온 풀이 있었다. 풀만 봐서는 냉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분명 한국에서 식용이나 약재로 쓸만하게 생겼다. 농

[삶과 생각] 밥 한끼, 그 고마움

1980년, 대학 졸업 후 들어간 잡지사에서 2년인가 3년차 기자 때 사진부 여기자와 함께 거제도로 출장을 간 일이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한국에서 등대는 바다를 항해하

[발언대] 5·18 광주항쟁과 민주주의

더불어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할 것을 수차례 주장했다.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어 다

[전문가 에세이] 마약 재활 치료

이것은 내가 만난 청년 B의 실화다. 그가 집을 떠난 건 17살, D와 F로 도배된 성적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던 날이다. 중학교 때부터 이런 저런 마약을 접해

[만파식적]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2021년 4월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돕는 싱크탱크의 발족을 유

[시론] 피곤한 AI(인공지능)

바야흐로 AI(인공지능)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컴퓨터와 정보 및 데이터 처리, 머신러닝(기계학습)들의 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인간이 할 수 없는 온갖 계산을 통하여 이제 우리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