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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에세이] 한국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3-22 11:13:36

주말 에세이, 제이슨 최 수필가,한국 의사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영국의 한 시골 병원에 초라한 모습의 부인이 찾아왔다. “의사 선생님, 지금 남편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살려주십시요!” 의사는 왕진가방을 메고 나섰다. 부인이 의사의 눈치를 살피며 “선생님께 미리 말씀 드리는데 저는 지금 가진 돈이 한 푼도 없습니다!” 의사가 말했다. “사람부터 살려야지요!” 의사가 남편을 진찰해보고는 “큰 병은 아니니 안심하십시요!” 병원으로 돌아온 의사는 부인에게 작은 상자 하나를 건네주었다. “이 상자를 집에 가서 열어보십시요. 안에 적힌 처방대로 하면 남편분의 병은 곧 나을 것입니다.” 부인이 집에 돌아와서 상자를 열어보니 한 뭉치의 지폐가 들어있었다. “남편 분은 극도의 영양실조 상태입니다. 이 돈으로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드리세요!” 부인은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처방전을 읽고 또 읽었다. 

이 부인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은 가난한 이웃들에게 사랑의 인술을 베푼 영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의사였던 올리버 골드스미스였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시골 의사로 평생을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즈음 한국에서는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려하자 의사들이 집단적으로 항의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의사집단의 밥그릇 지키기 싸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의약분업 때도 제약회사에 대한 부도덕한 갑질과 리베이트 문제 등,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온 나라가 시끄럽더니 지금은 절대수가 늘어나면 수입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여 죄 없는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휴직과 파업으로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의사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근거도 없고, 설득력도 없다. 

교육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지나간 여러 정권들도 시도했지만 의사들의 협박에 굴복한 정부가 물러섰던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정부를 협박하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나, 정원 확대문제는 정부의 고유권한이다. 정부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고, 의사들의 사익과 직업선택 자유보다 국민 건강이라는 공공이익이 우선하는 헌법적 권리가 있으므로 사적 이익을 일정부분 제한할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이 찬성하고 있으며, 전국 대학 당국에 증원 신청을 받아보니 3,401명이 나왔다. 의사들은 반대할 명분이 없다. 

유럽 선진국 의사들의 연평균 수입은 일반 근로자 수입의 3~4배인데 비해 한국 의사들은 10배며, 의사협회장은 국민 전체 인구수는 급감하고 있는데 매년 2,000명씩 늘리면 환자수와의 불균형으로 의료체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했는데,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의사 수요도 증가되어야하므로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했던 실패한 인구정책이 오늘날 심각한 인구 문제를 불러왔듯이, 의대 정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인구정책의 과오를 의사정책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내년부터 늘린다고 해도 필요한 전문의를 배출하려면 10년 후에나 가능하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여 여러 선진국들이 매년 의대 정원을 늘리고 있는 이유다. 

OECD 기준 한국의 임상의사(한의사 포함) 수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멕시코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꼴찌다. OECD 평균은 3.7명이며, 오스트리아 5.4명, 노르웨이는 5.2명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도시에 집중되어있고 지방엔 의사가 없어 도시로 나가야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는데 의사협회가 전공의들을 부추겨 휴직을 유도하고, 파업을 무기로 정부에 맞서는 것은 옳지 않다. 세상에 완전한 정책이란 없다. 정부도 들어줄만한 의사들의 주장은 정책에 반영해야하며, 의사들은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히포크라테스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에도 올리버 골드스미스 같은 의사가 많이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제이슨 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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