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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감사로 익어가는 계절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1-22 08:34:50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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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자(시인·수필가)  

 

추수 감사 절기가 돌아왔다. 이방인으로 나그네 삶을 사십 여년을 보냈는데도 터키를 굽고 즐기는 문화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네 고유의 한가위 음식을 마련해서 가족들과 주변 친지들과 조촐하게 보내곤 했었으니까. 한가위는 모든 것이 풍성해지는 수확의 시기에 첫 추수로 거둔 곡식을 친척과 이웃과 함께 축제처럼 감사를 드리는 성례 성격을 띤 명절로 단합과 원만의 상징인 달떡을 먹던 관습이 있었던 우리네 추석이 이 땅의 추수감사 절기와 엇비슷한 유사성을 띤 대목이기도 하다. 엄밀히 살펴보면 한가위는 수확이 시작되는 시기이고, 추수감사절은 수확을 마무리한 후의 절기 행사로 분석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이 있다. 풍요로움과 넉넉함이 가득하기를 기원 드리며 푸짐하게 음식을 마련해 놓고 밤낮을 즐겨온 터라 매일이 한가윗날 같았으면 좋겠다는 향언 이라 할 수 있겠다. 한가위를 추석, 중추절로 불리우기도 하는데 한가위의 한은 크다는 의미를 지녔고 가위 라는 말은 가을 한 가운데를 칭하는 말로 큰 명절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추석이란 말 또한 가을 저녁 달빛이 가장 고운 밤을 뜻하는 말로 달이 유난히 밝은 날을 뜻하고 있다.

 

한가위도 자연으로부터 얻어진 베풂을 감사드리는 절기를 일컬음 이요, 추수 감사절 유래 또한 한 해 동안의 결실을 수확하게 됨을 감사드리는 절기이다. 감사라는 말을 통해 어떤 호의를 받은 것에 대해 마땅히 행해야 한다는 단순 함에서 감사가 비롯된다고 생각하지만 감사의 개념을 단순하게 일시적이거나 의무적인 것으로 추상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우리네 삶에서 이루어지는 실제적 감사의 힘은 인생을 변화시키는 능력이나 역량이 내재되어 있음을 삶의 마디마디에서 발견하게 된다. 감사는 지속적으로 우리 내면을 성장 시켜주고 있음은 물론이려니와 삶 자체를 소중히 여기며 가치 있음을 인정해주는 경지에 이르면 필요에 의한 좋은 변화를 맛보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될 것이다. 감사에 마음을 싣기 시작하면 일상 스트레스가 줄어들면서 면역력도 증가하게 되고 삶을 향한 자부심이 제 자리를 찾게 되면서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고 관계까지도 확연한 부드러움이 적용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에 까지도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내며, 자녀 양육, 가정 화목에도 생업에도 구체적 발전을 도모 해준다는 사실들이 여기 저기서 발표되고 있다. 

 

감사는 분명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무상의 공기와 같은 것이요, 칠흑같은 어둠을 남 빛 여명으로 열어주며 새벽이 스며들 듯 다가오는 것이지만 이러한 감사도 그냥 숨쉬듯 숨만 쉬면 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선택해야 얻어질 수 있는 것이요, 2차원적 감사 또한 비교에서 얻어지는 감사로 이 모두 건강한 감사는 아닌 것 같다. 조건 없이 드려지는 감사가 바람직하고 온전한 건강한 감사로 인정 받게 될 것이다. 잃어버린 것, 놓쳐버린 것, 가슴 아팠던 것들에 연연하지 않으며 날이 날마다 새로운 아침이 주어지는 것에 감사하다 보면 평범에도 감사가 솟구치게 되고 비범에도 감사하게 되는 풍성한 삶이 환하게 열리게 될 것이다. 

감사로 익어가는 계절이다. 일상 속에서 감사를 반추하고 음미하다 보면 삶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붙들게 되고 감사의 재 발견을 하게 될 것이다. 태어나고 귀하게 양육 받으며 꿈이 있는 인생을 설계해오지 않았던가. 인생이란 긴 여정을 살아내려면 감사 없이는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세상살이가 힘들어지고 어두워지고 험해 질수록 삶을 향한 용기와 위안과 희망의 길로 안내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감사하는 마음 이다. 원망과 불평을 호되게 꾸짖어 몰아낸다면 소망과 아름다운 풍요와 환희를 분명 안게 될 것이다. 감사는 생을 이끌어 가는데 산소 같은 존재로 언제든지 어디에서든지 손을 잡아주려고 우리네 주변에서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행복과 고통은 거의 비슷한 무게로 존재했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이 고통의 끝에 오는 것도 아니었고, 고통도 행복의 끝에 밀려드는게 아니었으니까. 다만 삶의 순환 고리였던 것이다. 고통을 다 놓아버릴 때 감사가 시작되었고, 분수에 넘치는 탐냄과 누리고자 하는 욕심을 완전히 놓아버렸을 때 완전한 평안과 자유와 행복을 얻게 되는 감사를 맛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음 할 수 있었으니까. 영국에서 설교자의 왕이셨던 챨스 스펄전 목사님께서 남기신 감사의 말씀을 되새겨 본다. “촛불을 보고 감사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전깃불을 주시고, 전깃불을 감사하는 자에게 달 빛을 주시고, 달빛을 감사하는 자에게 햇빛을 주시고, 햇빛을 감사하는 자에게 영원토록 사라지지 않는 천국의 영광을 비춰 주신다” 고 하셨다. 범사에 드리는 감사는 감당하기 힘든 커다란 것에서부터가 아닌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어서 더욱이 감사하다. 감사의 절기가 돌아와 주었음에도 깊은 감사 드리게 된다. 감사로 익어가는 계절을 통해 다시금 삶을 돌아보며 새로이 감사를 새길 수 있음에도 감사는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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