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나의 의견] 기무치, 파오차이, 개존맛 김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0-30 13:48:33

나의 의견, 연승, 서울경제 디지털편집부 차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최근 일본에서 출시된 ‘개존맛 김치’라는 제품 이름을 놓고 소셜미디어 상에서 논란이 됐다. 한글날을 맞아 해외에서 사용되는 한글 표기 오류 제보를 받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 소식을 알렸다. 표현의 극대화를 위해 사용해도 괜찮다는 의견과 속어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섰다. 해당 회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제품명도 변경하기로 했다.

개존맛 김치는 한글 비속어에 익숙해지고 무뎌진 한국인이 듣기에도 어색하고 껄끄럽다. 이런 단어가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 등장한 것을 보면 지구촌인 게 실감 난다. 사실 김치가 수난을 당한 지는 오래됐다. 1990년대 일본에서 김치가 ‘기무치’로 불리며 인기를 끌자 우리는 김치가 왜곡되고 있다며 개탄했다. 심지어 1996년 일본 도쿄에서 식품에 관한 국제 기준(CODEX) 총회가 열렸을 때 일본은 ‘기무치’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도록 추진했다. 그러다 2001년 CODEX는 ‘절인 배추에 고춧가루 등 양념을 섞어 저온에서 젖산 발효시킨’ 한국의 김치를 국제표준으로 결정했다. 이후 K팝·K드라마 등의 인기로 인해 김치의 종주국이 한국이라는 것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때 중국이 뒤통수를 쳤다. 중국이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부르며 김치의 종주국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수난사에 이어 이번에 등장한 개존맛 김치는 비속어 표현이 들어가서 당황스럽지만 김치가 ‘찐 한국의 음식’임을 방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역시 K콘텐츠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비속어를 알고 활용(?)할 만큼 한국어와 문화가 글로벌화 했다고 해석하면 지나치게 순진한 긍정을 넘어선 ‘국뽕’일까.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비속어 사용이다. 그런 점에서는 일본에 앞서 우리부터 돌아봐야 한다. 비속어를 남발하고 이를 방송 자막에도 버젓이 사용해 외국인들이 그냥 써도 되는 말로 오해하도록 한 것 아닌가. 

특히 ‘개존맛’은 비속어에 MZ세대의 신조어까지 합쳐진 어쩌면 ‘나름 힙한’ 단어로, 외국인들에게도 그렇게 이해됐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합리화될 수는 없다. 비속어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거친 말을 쓸수록 생각 역시 거칠어진다.

오이소박이를 맛본 많은 외국인이 김치는 발효된 음식이라고 알고 있는데 오이소박이도 김치인지를 묻는다. 김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들에게 ‘개존맛’처럼 MSG가 듬뿍 들어간 한국어를 맛보게 해서는 안 된다.

<연승 /  서울경제 디지털편집부 차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엠폭스 바이러스 테스트 장비 [로이터]  아프리카에서 확산 중인 변종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미국에서도 나왔다.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6일 최근 동

[법률칼럼] 영주권 문호(Visa Bulletin)

케빈 김 법무사   미국 국무부 국립비자센터(NVC)는 매월 15일을 전후로 ’영주권 문호(Visa Bulletin)’를 발표하여, 각 이민 비자 카테고리별로 접수 가능일(Fili

[벌레박사 칼럼] 아파트 바퀴벌레 문제 해결하기
[벌레박사 칼럼] 아파트 바퀴벌레 문제 해결하기

벌레박사 썬박 벌레문제로 상담하시는 고객들 가운데에는 아파트나 콘도에 사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아파트 자체적으로 페스트 컨트롤 회사와 계약을 맺어 정기적으로

[행복한 아침] 글쓰기 노동

김정자(시인·수필가) 나에게 글 쓰기는 못 본 척 덮어둘 수도 없고 아예 버릴 수도 없는 끈적한 역량의 임무인 것처럼 때론 포대기로 업고 다니는 내 새끼 같아서 보듬고 쓰다듬으며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위생적 환경과 과도한 무력 사용풀턴 카운티 구치소 내 폭력 증가  풀턴 카운티 구치소 수감자들이 영양실조 및 폭력 등의 문제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연방 관리국은 풀턴 카운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조지아, 자동화 물류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1억 4,400만 달러 투자...2025년부터 운영  AI 기술을 통한 자동화 물류 서비스 센터가 조지아에 들어설 예정이다. 그린박스 시스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주정부 “별 영향 없을 것”무시현대차 “사업계획  차질”우려리비안 “수혜모델 없어” 덤덤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로이터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차량서 마약도 발견돼 12일 저녁, 체로키 카운티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일으킨 아마존 배달원 런던 베스트(남, 24세)가 기소됐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전 주, 연방하원의원 역임해 트럼프 열열한 지지자 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조지아주 게인스빌 출신의 더그 콜린스(Doug Collins) 전 연방하원의원을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조지아 민주당 차기지도부 선출5선 박의원,경선 끝에 연임성공  조지아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에  샘 박<사진> 의원이 연임됐다.조지아 민주당은 14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