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삶과 생각] 푸바오와 할아버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7-20 14:39:32

삶과 생각, 대니얼 김, 메릴랜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대니얼 김(메릴랜드)

푸바오는 판다의 개체 중의 한 마리이다. 판다는 중국 쓰찬성 지방과 티베트의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포유동물이다. 판다의 특징은 큰 덩치, 귀와 눈 주위의 검은 반점으로 식육목에 속하지만, 식사의 99%는 대나무이다. 판다는 멸종 위기종으로 2007년 중국과 27개 국가에서 239 마리가 사육되었으며, 현재는 약 3,000여 마리 정도가 생존하고 있다.

판다의 희귀성을 감안해서 중국정부는 판다를 외국에 4년 계약 사육조건으로 임대해주고 있다. 4년이 지나면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판다 성체의 키는 1.2-1.8 미터이며, 체중은 평균 120kg 정도 된다. 신기한 것은 큰 덩치에 비해서 갓 태어난 새끼의 체중은 110-200g이며, 몸의 길이는 15-17cm에 불과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난 판다 푸바오와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 사이에서 이루어진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한국의 용인 자연농원에서 2020년 8월에 판다 새끼인 푸바오가 한국의 판다 사육사상 처음으로 태어났다. 한중 양국에서 큰 경사가 난 것이다. 푸바오는 어미인 아이바오와 아빠인 러바오 사이에서 두 번의 임신을 실패하고 세 번째 임신에서 가까스로 운 좋게 임신이 되어 태어났다.

푸바오가 태어났지만, 푸바오를 건강하게 보육시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판다의 습성상 어미가 아기를 잘 돌보지 않거나 팽개쳐 아기를 죽게 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또한 아기가 위기에 처할 때면 사육사가 아기를 어미로부터 분리시켜 인큐베이터에 넣어서 키워야하는데, 대부분의 어미들은 사육사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를 잘아는 할아버지는 어미인 아이바오를 어릴 때부터 손수 키워서 상호 교감이 강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아이바오에게 접근했다. 그러자 이변이 일어났다. 아이바오가 새끼 푸바오를 안고 와서 할아버지에게 보여주었다.

이런 모습은 할아버지와 아이바오가 서로 얼마나 사랑하고 신뢰했는지, 믿음을 보여준 교감의 결과였다. 2022년 9월에 푸바오는 아이바오로부터 독립했다. 판다의 동물적 습성을 지켜주고 철저한 독립생활을 교육시키기 위해서였다.

푸바오는 머리가 좋다. 자기가 요구하는 것을 사람에게 행동으로 표현한다. 배가 고프거나 간식이 먹고 싶으면 소리를 지르며 때굴때굴 구르거나 심어놓은 나무뿌리 근처의 땅을 판다. 푸바오가 독방으로 이사한 후 할아버지는 푸바오를 안아주고 함께 장난치며 놀아주고 싶었지만, 창살 밖에서 푸바오의 손을 만지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1년 후에는 푸바오를 중국동물원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친손자처럼 극진한 사랑으로 키운 푸바오와 이별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 할아버지는 떠나기 전에 가까이에서 푸바오 곁에 더 있고 싶어서 철창 밖에 야전 침대를 마련해놓고 손을 꼭 잡고 정다운 이야기를 나눈다. 할아버지는 이별이 안쓰러워 매일 눈물로 세월을 보낸다. 

푸바오와 할아버지의 눈물겨운 사랑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수백만의 중국 사람들이 중국동물협회에 푸바오를 한국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1970년대 중국은 외교적 일환으로 미국과 일본에 판다를 빌려줌으로써 최초로 서구와 문화적 교류를 맺었다. 이것을 일컬어 ‘판다 외교’라는 외교적 언어가 탄생했다. 푸바오와 할아버지의 사랑이 한중간의 서먹한 관계를 녹일 따뜻한 교량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푸바오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참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고통을 받는다. 사랑은 사랑하는 모든 상대방을 이별로 슬프게 하고 상처를 받게 한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하면 할수록 그 고통도 더욱 커진다. 왜냐하면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할 시간과 사람이 이미 떠나고 이 세상에는 없기 때문이다.

[삶과 생각] 푸바오와 할아버지
대니얼 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강경 핵심 정책 벌써 잡음불법이민 추방 공약 현실화땐  도널드 트럼프(사진·로이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경한 반(反)이민정책과 연방정부 대수술을 예고했지만 고용시장 및 공무원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파트 C와 D의 상관 관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파트 C와 D의 상관 관계

최선호 보험전문인 몇 가지 술에 여러 가지 향료, 조미료, 감미료 등을 섞어 만든 것을 우리는 ‘칵테일’이라고 부른다. ‘칵테일’ (Cocktail)이라는 말을 직역하면 ‘수탉 꼬

PCA 포장업체, 애틀랜타 인근 공장 폐쇄
PCA 포장업체, 애틀랜타 인근 공장 폐쇄

피닉스 인근 새 공장 개설 예정고객 서비스 향상 위해 결정 지난 9일 PCA(Packaging Corporation of America)가 103명이 근무하고 있는 애틀랜타 인근

주지사, 학교안전 보조금 5천만 달러 추가 배정
주지사, 학교안전 보조금 5천만 달러 추가 배정

총 보조금 1억5,800만 달러로 늘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13일 올해 조지아의 학교 안전을 위해 5,000만 달러를 추가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켐프 주지사는 2

[내 마읨의 시] 등불
[내 마읨의 시] 등불

장명자(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바람이 당신을 부르고 흔들 거릴때우리 마음에 심은작은 등불을 켜요 잔잔한 호수에아픔은 아픔으로 담그면서사람은 사랑으로 안으면서한 방울 기름으로 남아

[화요 칼럼] 하얼빈과 꼬레아 우라!

땅 땅 땅!이토 히로부미는 쓰러졌고 기차역 하얼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꼬레아 우라! 꼬레아 우라!”안중근의 피맺힌 절규는 하늘을 찢었고 목숨을 건 외침은 오늘도 우리를 전

아들 혼자 걷게 한 엄마 체포 사건 2라운드
아들 혼자 걷게 한 엄마 체포 사건 2라운드

해당 여성 유명TV 토크쇼 출연체포 부당 호소∙∙∙동조여론 확대 10세 아들이 동네를 혼자 걷도록 방치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던 조지아 여성이 TV  토크쇼에 출연해 당국의 조

〈한인타운 동정〉  감자탕 전문 이바돔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
〈한인타운 동정〉 감자탕 전문 이바돔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

감자탕 전문 이바돔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귀한 손님께 정성스럽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감자탕 전문점 이바돔이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로 황제 우거지탕을 9.99불에 제공한다

켐프, 조지아 인프라 개선에 10억 달러 투자
켐프, 조지아 인프라 개선에 10억 달러 투자

조지아 매치 확대, 소송규칙 개편 조지아 주의회 입법회기가 개막한 가운데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의 급증하는 흑자를 활용해 10억 달러 이상을 대규모 도로 건설 프로젝트와 주

마치 공항처럼∙∙∙등교 때도 금속탐지기 통과해야
마치 공항처럼∙∙∙등교 때도 금속탐지기 통과해야

총격참사 애팔래치고에 금속탐지기교육청, 관내 타 학교에도 설치 추진 지난해 총격참사를 겪은 애팔래치고에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 학교 안전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