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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기승부리는 ‘메일 절도’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7-13 13:49:38

뉴스칼럼,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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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김 모 씨는 지난 연말 저녁 늦은 시간에 동네 우체국 마당의 대형 우체통에 공과금 페이먼트 메일들을 넣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우체통 옆에 자동차를 세운 후 창문을 내리고 손을 뻗어 메일을 넣는데 메일이 밑으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 차에서 내린 후 안으로 손을 넣어 보니 메일이 내려가지 않고 우체통 목 부분에 달라붙어 있는 상태였다.

메일을 꺼내보니 끈끈이로 범벅이 된 채 서로 엉겨 붙어 있었다. 일단 집으로 가져간 후 메일을 떼어내고 끈끈이를 없애려 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내용물을 꺼내 일반 편지봉투로 옮겨 담고 주소를 일일이 손으로 쓴 후 다시 발송해야 했다.

이후 그는 우편물을 발송할 때마다 우체통에 손을 넣어 끈적끈적한지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나 며칠 전 보낼 우편물이 있어 낮에 우체국을 찾은 그는 습관대로 우선 우체통에 손을 넣어봤다. 그랬더니 또 다시 손에 끈끈이가 묻어나오는 나오는 것이었다.

김 씨는 우체국으로 들어가 직원들에게 우체통 안에 끈끈이가 묻어 있다고 밝히면서 몇 달 전 경험했던 일을 설명했다. 그랬더니 직원들은 메일 수거를 위해 우체통을 열 때마다 끈끈이가 묻어있는지 확인하고 지우는데도 반복되고 있어 골칫거리라고 푸념했다. 물론 끈끈이는 목 부분에 들러붙는 메일을 훔쳐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일 절도, 특히 개인수표가 들어 있는 우편물을 노리는 범죄가 전국적으로 극성을 부리고 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 2~3년 사이 메일 절도 사건은 전국적으로 거의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면서 동반 상승한 것이 훔친 메일 속의 개인 수표를 이용한 수표위조 사기 범죄이다. 이 또한 1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는데 메일 절도범들의 범죄 목적에 비춰볼 때 당연한 현상이다.

훔친 수표는 액수와 수취인을 화학물질을 이용해 지운 후 새로운 수취인과 액수를 적어 넣는다. 세탁된 수표들의 카피가 온라인에서 거래되기도 하며 절도단이 훔치거나 위조한 우체통 마스터키가 팔리기도 한다.

메일 절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폭증하자 사법 당국은 단속 노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오하이오 케터링 경찰국은 우체통 안의 소포들 속에 위치 추적기(GPS)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메일 절도와 수표 위조사기 범죄를 벌여오던 일당을 체포했다. 경찰은 절도가 발생한 우편함 속에 위치 추적기가 숨겨진 작은 소포들을 넣은 후 소포의 움직임을 추적해 집에서 훔친 수표들을 갖고 나오던 일당을 잡을 수 있었다.

지역 경찰 뿐 아니라 연방의회 차원에서도 메일 절도 억제를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뉴욕을 지역구로 둔 공화당의 니콜 맬리어타키스, 그리고 민주당의 그레이스 멩 연방하원의원은 메일 절도 범죄에 대한 단속과 기소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두 의원이 발의한 ‘우정국 소환권법’(USPS Subpoena Authority Act)은 수사 당국의 메일 절도범에 대한 증거와 데이터 수집을 훨씬 용이하게 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메일 절도와의 전쟁은 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개개인들의 몫이기도 하다. 각종 공과금 페이먼트는 되도록 개인수표가 아닌, 온라인 방식으로 하고 수표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우체통 마지막 픽업 시간 전에 넣는 것이 좋다. 밤새도록 우체통 안에 있도록 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하다.

또한 수표에 액수를 표기할 때는 되도록 칸이 꽉 차도록-예를 들어 One hundred and twenty dollars and ten cents 하는 식으로- 길게 적어 넣고 숫자로 넣는 액수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액수 위변조가 힘들어진다. 이처럼 메일 절도를 예방하려면 빌미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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