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전문가 에세이] “다 거기서 거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7-05 14:42:54

전문가 에세이, 천양곡 정신과 전문의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천양곡(정신과 전문의)

요즘 한국사회는 20대 여성이 온라인 과외 건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엽기적 사건으로 뒤숭숭하다. 살인을 해보고 싶어 사람을 죽였다는 범인의 자백은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범인의 정신상태와 성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고, 특히 범인이 사이코 패스인가, 소시오 패스인가에 관심이 많다. 

사이코 패스(정신병질자)와 소시오 패스(사회병질자)는 정신과의 정식 진단명은 아니다. 심리적 용어인데 지금은 일반인들이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핵심 증상은 첫째, 정서와 감정 표현이 무디고 둔하여 타인의 감정과 고통에 무관심, 무표정, 무감각하는 등 공감능력의 결핍이다. 둘째, 도덕 윤리 사회규범을 무시하고 잘 따르지 않는다. 그 결과,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손해를 입히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 셋째, 언어 생각 행동이 정상범위를 벗어나 무책임함과 폭력적 충동성을 보인다. 즉 반사회적 증상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임상에서는 이 둘을 특별히 구별해 사용하고 있지 않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사이코 패스가 소시오 패스보다 더 심하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굳이 구별하면 소시오 패스는 분열성(schizoid) 성격경향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분열성 성격경향은 근본적으로 사람을 잘 믿지 못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고, 혼자 생활하는 게 편하고 좋다. 직장도 대인관계 별로 없이 혼자 하는 일을 선호한다. 사람들의 칭찬이나 성공, 성취, 실패에 별 관심이 없다. 좋게 보면 도통한 사람처럼 보인다. 

사이코 패스는 정신분열증과 유전적 요인이 비슷한 분열형(schizotypal) 성격경향이 있다. 수염을 길게 기른 특이한 외모,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설교하는 기이한 행동,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과대 망상적 사고방식 등이 특징이다. 현실상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점쟁이, 관상쟁이 같은 직업을 가지고 나름대로 독립적 생활을 유지한다. 

사이코 패스나 소시오 패스는 거의 대부분 남성이다. 어려서는 훔치기 좋아하고, 거짓말 잘하고, 동물 학대하고, 불장난에 스릴을 느끼는 행동장애 증상을 보이고, 성인이 되면 반사회적 범죄적 행동을 많이 한다. 아주 심한 경우 묻지마 살인자나 연쇄 살인범도 나타난다. 앞에 언급한 젊은 여성은 몇 가지 분열성 성격 특징은 가지고 있으나 우울 성격과 가학성-피학성 성격도 참고해 볼만하다.   

우울 성격은 삶에 애착이 없어 사는 게 신나지 않는다. 항상 외롭고 기분이 저조하고 불만에 차있다. 자기는 우울증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고 말한다. 삶이 간절하지는 않지만 아주 가끔은 무언가 삶에 흥미를 줄 사고를 쳐보고 싶어 한다. 가학성 성격경향은 성관계 중 상대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쾌감을 맛보는 것을 지칭한다. 반대로 상대가 자신에게 고통을 주어 성적 흥분을 느끼면 피학성이다. 

“알고 보면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 말한다. 먹고 마시고 자고 일하다 때가 되면 죽는 생리적 현상으로 보면 그렇다. 또한 인간은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분석심리학자, 칼 융의 이론을 믿어도 그렇다. 

하지만 개인의 기질과 성격에 따라 삶의 방향, 믿음의 정도, 소통의 방식이 다르다. 기질은 세상에 나올 때 가지고 나온 유전자의 고유한 특성으로 평생 지니고 산다. 이런 기질의 바탕 위에 주위환경과 경험 등 다양한 요인들이 상호 접목하여 성격이 형성된다. 성격은 한 개인의 사고 감정 행동패턴을 조종하여 가정 직장 이웃 등 사회적 대인관계에 영향을 끼친다.

200년 전 철학자 쇼펜하우어 말대로 사람의 성격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예전엔 우세했다. 그러나 20세기 말부터 유전자는 안 바뀌나 성격은 변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룬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미래의 불확실성, 심리적 불안정으로 인해 불안 우울 등 정신질환이 많아지는 경향이다. 앞의 여성범죄자도 그중 하나일 수 있다. 범인은 사이코 패스니 치유될 수 없는 인간이라고 단정하지 말자. 인간본성인 포용성으로 감싸며 적절한 도움을 주면 어느 정도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될지도 모른다.   

천양곡 정신과전문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인생의 꿈
[내 마음의 시] 인생의 꿈

유 옥 경(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비오고 눈내리는 세상 살다 보면 봄이 오고불 꺼진 숲에서 꿈꾸고저문 강물따라 인생 찾는다 지금 사는 삶이 고달퍼도날개펴고 하늘을 사는 새 희망은 내

온전재무, 24일 자산관리 세미나
온전재무, 24일 자산관리 세미나

24일 2시, 스와니 에벤 실버타운사업주와 부동산 투자자 세미나 온전재무(OnGen Finance)는 24일 오후 2시 스와니 소재 에벤 실버타운에서 사업주와 부동산 투자자를 위한

연말 시즌, 어떤 술이 건강에 이로울까?
연말 시즌, 어떤 술이 건강에 이로울까?

맥주 마시는 것이 와인, 리커 보다 안좋아 일주일 뒤면 추수감사절이고 연말 할리데이 시즌을 맞아 음주자들은 잦은 술자리를 갖게 된다.술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며, 어떤 술을 선택하느

주정부,1인당 최대 6,500달러 교육비 지원
주정부,1인당 최대 6,500달러 교육비 지원

프라미스 장학금 프로그램 승인가구소득 연방빈곤선 400%이하  사립학교 재학생을 포함해 일정 자격을 갖춘 학생에게 최대  6,500달러의 교육비를 공적자금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퀸 하우스, 40년째 기부 프로젝트 이어가
퀸 하우스, 40년째 기부 프로젝트 이어가

푸드 박스 및 기프트 카드 제공19일부터 22일까지 수령 가능 비영리 단체인 로렌스빌의 퀸 하우스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젝트를 40년 동안 이

조지아 공립학교 수돗물 ‘납’ 함유 심각
조지아 공립학교 수돗물 ‘납’ 함유 심각

검사337곳 중 미검출 3곳 불과절반 이상이 허용 기준치 초과비용지원 불구 검사참여는 14%  연방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조지아 공립학교 수돗물 납 검사가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남부한인회연합회 제31대 김기환호 출범
동남부한인회연합회 제31대 김기환호 출범

“소통과 화합, 차세대 성공 위해 일하겠다”체전 발전, 차세대 네트웤 및 잡페어 행사 미동남부한인회연합회 김기환 제31대 회장 취임식이 지난 16일 오후 5시 둘루스 개스사우스 컨

인종혐오 전화문자, 라티노·LGBT로 확산
인종혐오 전화문자, 라티노·LGBT로 확산

디캡 13세 소녀도 문자 받아FBI“모든 사례 수사 중”경고  대선 직후 전국 각지 흑인들을 대상으로 과거 노예농장으로 가 일해야 한다는 휴대전화 문자가 무차별적으로 뿌려진 데 &

독일 크리스마스 분위기 느낄 수 있는 마켓 개장
독일 크리스마스 분위기 느낄 수 있는 마켓 개장

독일계 미국인 문화 재단 주관온가족 참여 가능한 이벤트 진행 조지아에서 독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애틀랜타 크리스트킨들 마켓(Atlanta Christkindl Mar

저가항공사 스피릿 파산보호 신청
저가항공사 스피릿 파산보호 신청

챕터11…운항 지속·구조조정  ATL노선 일부 취소·감축 전망   저가항공사인 스피릿 항공이 18일 연방 파산법원에 챕터 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그러나 애틀랜타에 미치는 영향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