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뉴스칼럼] ‘주먹 불끈’ 피의자 대통령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3-12 14:29:10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피의자 대통령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윤석열 대통령 측이 제기한 구속취소 청구에 대해 법원이 지난 7일 이를 인용하고, 검찰이 즉각 항고를 포기하면서 대통령은 8일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재판부가 구속기간을 일수로 계산하는 검찰의 기준이 피의자에게 불리하고 구속 전 피의자신문과 체포적부심 소요 시간은 구속기간에 산입되어야 한다는 윤 대통령 쪽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구속기간은 날이 아닌 실제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전례 없는 법원의 판단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풀려나자 이런 상황을 전혀 예기치 못하고 있던 수많은 국민들과 야당 등 정치권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은 별개의 절차이기 때문에 구속취소 청구의 인용이 헌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원이 구속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윤 대통령 지지 세력은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또 윤 대통령으로서는 재판과 탄핵심판 절차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윤석열이 석방되자 다음날인 9일 서울 도심 등 전국 곳곳에서는 이에 항의하고 조속한 탄핵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많은 시위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 파면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해 그동안 집회에 나오지 않았는데, 내란 혐의를 받는 대통령을 위해 법을 유리하게 해석한 법원과 항고 없이 놓아준 검찰을 보고서 사법 시스템을 믿을 수 없게 돼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참가자들 가운데는 윤석열이 구치소를 나서면서 입술 주위에 한껏 힘을 준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쥔 채 인사하는 모습에 너무 분노가 치밀어 시위에 나왔다고 밝힌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윤석열은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경호차에서 내려 자신의 석방을 환영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 차례 허리를 깊이 굽혀 인사했고 손을 들어 흔들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관저 앞에 도착해서도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한 보수신문은 “구치소를 나서 관저로 복귀하기까지 윤 대통령은 시종 득의만면 의기양양했다. 경호차에서 내려 구치소 정문 앞 150m가량을 걸으며 인사하고 손 흔드는 장면은 짧은 카퍼레이드를 연상시킬 정도였고, 당장 마이크만 있었더라면 일장 연설이라도 할 듯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차하면 대선 유세 때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어퍼컷’ 세리모니라도 할 것 같은 태세였다.

구속기간 산정과 관련한 테크니컬한 문제로 풀려났지만 내란범죄 피의자로서 윤석열의 지위는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런데도 그가 구치소를 나오는 모습은 마치 중범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나는 피의자 같았다. 야당은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화답한 윤 대통령의 행태에 “당신이 개선장군이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불끈 쥔 주먹’ 또는 ‘들어 올린 주먹’은 종종 연대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또한 단결, 힘, 도전, 저항을 의미하는 경례이기도 하다. 윤석열이 들어 올린 불끈 쥔 주먹에도 자신의 극력 지지자들을 향한 이런 함의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은 난데없는 비상계엄으로 나라를 극도의 혼란에 빠뜨린 인물이다. 그 자신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을 뜬금없는 석방에 기분이 크게 고양되고 들떴을 수는 있겠지만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때는 자신이 촉발한 그동안의 혼란과 갈등에 송구한 마음을 말과 태도로 먼저 표현하는 것이 예의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식을 기대하기 힘든 인물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당분간 구치소 밖에서 보일 그의 행보에 우려가 커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시와 수필] 참된 인간이 되는 길을 포기한 한국인
[시와 수필] 참된 인간이 되는 길을 포기한 한국인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삶과 생각] 정의와 불의
[삶과 생각] 정의와 불의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어느 나라 어디에 살든 사람들은 견해차가 있고 이해관계가 얼키고 설키게 되고 정의와 불의에 대한 견해차가 생기고 변하게 된다. 그래도

[로터리] 흔들리는 한국어

1020 세대에서 등장한 신조어는 많이 있다. ‘할머니·할아버지’의 줄임말과 ‘폭풍눈물’을 180도 회전시켜 발음하기도 힘든 표현 등이다. 신조어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

[정숙희의 시선] 구스타프 말러와 알마 말러
[정숙희의 시선] 구스타프 말러와 알마 말러

구스타보 두다멜은 LA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지 3년째이던 2012년 1월,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완주하는 ‘말러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9개 교향곡을 3주 동안 17회에

[뉴스칼럼] ‘주먹 불끈’ 피의자 대통령
[뉴스칼럼] ‘주먹 불끈’ 피의자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윤석열 대통령 측이 제기한 구속취소 청구에 대해 법원이 지난 7일 이를 인용하고, 검찰이 즉각 항고를 포기하면서

[만파식적] 트럼프 시대의 GDP

1929년 10월 24일 주가 폭락을 신호탄으로 미국 경제가 대공황의 늪에 빠졌다. 기업들이 쓰러지고 실업자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정부는 경제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정책이 어떤 효과

[문화산책] 그들이 남긴 감동의 여운

지난 2월, 세 개의 피아노 연주회를 찾았다. 조성진, 임윤찬, 그리고 장성. 이들의 연주를 연이어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렘이 컸다. 세 사람 모두 세계 정상급 한국인

조지아 데이케어 교사, 유아에게 약물 투여 혐의로 기소
조지아 데이케어 교사, 유아에게 약물 투여 혐의로 기소

잠 재우기 위해 약물 투여6세 미만에 권장되지 않아 먼로 카운티의 한 데이케어 교사가 유아들에게 약물을 투여한 혐의로 형사 고발됐다.먼로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 5일 데이케어 교사

우버, ATL서 미성년자 성매매 연루 또 피소
우버, ATL서 미성년자 성매매 연루 또 피소

버츠 카운티 여성,성폭행범에 10대 딸 데려다 준 우버 고소 우버가  또 다시 성범죄와 관련해 피소됐다. 이번엔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사건과 연루된 혐의를 받고

내일 밤 애틀랜타서도 ‘블러드 문’ 뜬다
내일 밤 애틀랜타서도 ‘블러드 문’ 뜬다

13일밤~14일새벽 개기월식날씨 맑으면 육안 관측 가능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을 메트로 애틀랜타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연방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동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

[아틀란타 맛집 추천] 아틀란타 20년 전 명성 그대로! 조지아(애틀랜타)에 왔으면 꼭 가봐야 할 식당 노리노리(nori nori)!
[애틀랜타 뉴스] 2025년 3월 12일(수) #WKBC미국바이어마케팅#조지아무더기법안통과#조지아법안폐기
[아틀란타 빵집 추천] 왜 우리는 빵집에서 브런치를 먹는가!? #더베이크 #빵지순례
군대 가서 미국 시민권 따기, 오해와 진실! 미 육군 모병관에게 직접 듣습니다! #USARMY
[애틀랜타 홈리뷰] 이 도시를 주목하세요~ 왜냐면 새로 생겼으니까! 재산세 혜택도 누릴 수 있는 멀베리 시에 새로 짓는 타운하우스!
[아틀란타 홈리뷰] 집 참 잘 지었네!! 이 동네는 빌더가 지정한 한국인 융자회사와 함께 더 많은 혜택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