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시와 수필] 들꽃처럼 사는거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0-28 08:20:13

시와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들꽃처럼 사는거다

구름 낀 세월에

찡그리지 않고

말없는 호수에 

내 그림자 드리우고

허허로운 하늘을  마주하며

그저 웃는 거다

 

아름다움을 가꾸며 

사는거다

비가 내리면  

빗물에 젖고

바람이 불면 

나래를 접고

햇살 쏟아지면 

홀로 걷고

강물은 여여히 흐르고

길은 저마다 외로운 것

들녘에 이는

황혼에 기대어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그저 들꽃처럼 사는거다  ( 이정기, 시인, 들꽃, 1995년) 

 

갈 들녘을 거닐다 ‘그대는 왜 이한적한  곳에 피었는가?’ 들꽃에게 묻고 싶다. 들꽃이 하는 말이 “저는 이곳에 아름답기 위해 존재하고 있습니다.” 갈잎새들이 남기고 간 시를 읽으며 깊은 산  스모키 계곡에 묻혀  하룻밤 지새우며 ‘지심귀명례’ 낙엽이  쓰고 간 시를 듣고 싶다. 요즘처럼 시끄러운 세상에 ‘ 그저 들꽃 처럼 사는거다’ 그 깊디 깊은 시혼이 어디서 찾아 온 것일까… 아무리 마음을 뒤져 보아도  시혼이  내 영혼을 흔드는 ‘비움’을 찾을 수 없어  가끔은 글 쓰기도 ‘그만 두자’마음의 갈등이 크다. “참으로 믿는 자는 하나님께서  나의 내면에 무언가 하실 수 있도록 나의 가슴을 텅 비워 놓아야 한다.”

위대한 스승들은 말한다. 나의 이 작은 마음이 하늘에까지 닿을 수 있는 그 경지란 하늘 은총 아니고는 감히 넘겨 볼 수 있을까. 한송이 들꽃은 동양적 ‘무위의 경지’라 말한다. 하늘의 소명이 아니고는 나같은 촌부에겐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경지 아닌가 싶다. 사람에게서 그 들꽃 같은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정소영 박사님이시다. 그녀는 서울신학대학원장을 14년 역임하시며 기독교 교육, 육아 교육을 학계에 많은 업적을 남기셨다. 지금은 은퇴하시어 아틀란타에 들꽃처럼 조용히 살고 계신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산골에 핀 들국화처럼 사신다. 풀꽃 마음으로 아름다움을 가꾸며 그저 웃으며 사신다.

 

내 마음  

한칸은  바람에 내어주니

그 어떤 집보다 큰 정신이 깃든곳  (시 .총재)

 

 맑고 깨끗한 소녀같은 모습… 조용히  들꽃처럼 웃으신다.

지난달 아틀란타에서 이화여대 음악회가  열렸다. 그날  연주곡 중에  ‘이화, 이화 아름다워라’란 곡을 정소영 교수께서 손수 작사, 작곡을 하셨다.

아침이면 매일 피아노 연주를 하시고, 작곡도 하신단다. 나는 정박사님과 20년간 매달 만나서 함께 식사를 하는 행운을 가졌다. 우린 소녀처럼 그냥 웃고, 남의 흉도 보고, 가끔은 우리 시골집에서  꽃이 피고 지는 소리를 듣고 웃음꽃 피운다. 언제나 목련화처럼 우아한 모습, 격조와 품위를 잃지 않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들꽃처럼 사신 그 순수함, 조용한 동양화 묵화 냄새가 난다.

 

사람은 왜 사는가…

아름답기 위해 산다

들에 핀 백합화도 

그 향기  전하기 위해

수고도 길쌈도 없이 

그저 피었다 지는데

요즘 사람은  전쟁하러 

태어났다 죽으려는가

들꽃처럼 살고 싶다

깊은 산  산안개 보듬고

그저 그렇게 왔다 가고 싶다. (졸시, 시우)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국경 넘다 출산 10대 여성, 아기와 강제추방
국경 넘다 출산 10대 여성, 아기와 강제추방

의료지원 없이 국경에 방치임시허가 재입국 터커 거주AAAJ 도움  배상소송 제기  멕시코 국경을 넘어 불법입국하다 적발된 10대 임산부가 출산 뒤 적절한 의료조치 없이 강제퇴원 당

GMC 블루 박은석 회장 귀넷상의 체어맨스 클럽 합류
GMC 블루 박은석 회장 귀넷상의 체어맨스 클럽 합류

300여 경영자가 모인 최고 멤버십 레벨미국기업과 네트웍 통해 사업확대 기대 한인 종합건설회사인 지엠씨 블루(GMC Blue)의 박은석 회장이 지난 17일 귀넷상공회의소 최고 멤버

[애틀랜타 칼럼] 목자들의 성탄 준비

이용희 목사 목자라는 말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을 받습니까? “양치는 목동들” 하면 평안한 안식과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당시 팔레스틴의

교도소 재소자에 한인 사랑 전해
교도소 재소자에 한인 사랑 전해

김철식 선교사 스미스 교도소 집회소명교회, 연합장로, 중앙장로 봉사 조지아 남부 그랜빌 소재 스미스 주립교도소 1600명의 재소자들에게 한인들이 사랑의 나눔을 전하고 희망의 메시지

개스비 부담 던 올 성탄절 연휴 여행
개스비 부담 던 올 성탄절 연휴 여행

애틀랜타 평균 2.95달러여름철 대비 50센트하락  성탄절과 연말연시 연휴를 맞아 조지아에서는 370만명이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중 330만명이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에

디딤돌 선교회, 크리스마스 나눔과 돌봄 행사 개최
디딤돌 선교회, 크리스마스 나눔과 돌봄 행사 개최

벧엘·제일장로교회, 장애인체육회, CBMC스와니지회  디딤돌선교회(대표 송요셉 목사)는 지난 21일 오전 8:30부터 다운타운 우드러프 파크에서 크리스마스 사역의 일환으로 70여명

카터와 고향 플레인스의 'Endless Love'
카터와 고향 플레인스의 'Endless Love'

우체국 이름 ‘카터 앤  로잘린 카터’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고 로잘린 카터 여사 고향에 있는 우체국 명칭이 이들의 이름으로 변경된다.연방상원은 지난 19일 조지아 플레인

조지아 사형수 2명도 감형 포함
조지아 사형수 2명도 감형 포함

바이든, 사형수 37명  종신형 감형  조지아 사형수 2명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감형 조치에 포함됐다.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오전 전국 사형수 40명 중 37명에 대해 가석방 없는

31회 헨델 메시아 연주회 성황리 개최
31회 헨델 메시아 연주회 성황리 개최

"예수님 탄생 기념 축하 공연 선사"유진 리 지휘자, 31회 연주회 이끌어 올해로 31회를 맞이하는 헨델 메시아 연주회가 22일 둘루스 제일침례교회(Duluth First Bapt

프라미스 어린이 합창단,  '크리스마스 뮤지컬' 선보여
프라미스 어린이 합창단, '크리스마스 뮤지컬' 선보여

24일, 두 번째 공연 이어져아름다운 선율의 곡 펼쳐져 프라미스 어린이 합창단이 21일 애틀랜타 프라미스교회(담임목사 최승혁)에서 ‘오! 즐거운 크리스마스 뮤지컬’을 선보였다.이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