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행복한 아침] 누리는 복을 세어보라

지역뉴스 | | 2025-03-14 08:38:52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누리는 복을 세어보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정자(시인·수필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무릎, 허리 핸디캡을 얻게 되면서 청력에까지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휠체어에 의지하다가 감사하게도 워커로 바꾸게 되었다. 제대로 걷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자격지심이 나대곤 하는데 듣지 못함으로 인한 오해 폭을 줄이려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 다. 청력검사에서 오른 쪽 청력은 구제불능에 이르렀고 그나마 왼쪽 귀에 남아있는 청력에 의지해서 일상을 꾸려오고 있다. 보청기 도움도 한계에 달한 터라 보청기 착용을 포기하는 편을 택하기로 했다. 회복을 기대하기 보다 나이 탓으로 돌리며 지금 누리고 있는 축복을 세어보며 행, 불행 경계를 넘나드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힘든 부분을 작은 불편으로 축 소 처리하면서 하루들을 감사로 보내고 있다. 3년여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큰 오해나 상처 받는 일 없이 보내온 터라 다행스레 받아들이고 있는 와중에 먼저 인사를 하셨다는데 건방 지게 인사를 받지 않았다는 불찰을 큰소리로 꾸짖는 소리조차 제대로 듣지 못하고 고스란히 죄인 취급을 받고 있는데 곁에 계시던 우리집 할배께서 들으시고 얼마나 마음 상해 하셨는 지, 그날 충격은 지금도 실감이 가지 않는다. 없었던 일로 쉽게 지나치기가 쉽지 않다.

 

지금의 결여가 신체적인 것에 머물고 있기에 아무런 대응을 할 염두도 없이 묵묵부답 반응 없이 돌아설 수 있었던 것이다. 나름대로 일상을 보내는 삶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터라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개의치 않으며 담담하게 살아가고 있다. 신체적 능력만을 능력으로 평가하는 비장애인의 오만이 사회적 장애인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 지 세상이 사회가 돌 아 볼 일은 아닐까 하는 질문이 떠 오른다. 해서 장애 대응에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쇼크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이 들어가며 기억력은 쇠퇴해 가지만 살아온 경험에 의한 연력이 만들어낸 나이테로 인해 삶의 노하우가 풍부해 진다 고들 하는데 숨길 수 없는 소소한 자극들로 하여 갈피 잡기가 힘들어 진다. 장애인으로 살아내는 것이 숨가쁘긴 하지만 살아가노라면 살아진다는 말 밖에는 떠올릴 말이 남아있지 않아 유구무언이다. 세상 조화로움에 감사하자는 생각으로 힘든 이들과 더불어 살아왔던 지난 날에 비해 말도 안되는 부조리한 취급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다. 다만 타성이 강해진 탓으로 제멋 대로 행하는 광포에 조금은 덜 당황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정 답일 수 있겠다. 

 

이런 저런 일을 겪어가면서 조금씩 새롭게 느껴지는 변화가 시작되었다. 느껴지지 않을 만 큼 세상을 조금씩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어쩌면 느껴지지 못할 만큼 작은 움직임으로 세상이 밖으로 이동하고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불편한 일상을 감당해내느라 오로지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집념에서 나를 풀어 놓고 싶은 자유가 그리웠던 것 일까. 주위 로부터 주어지는 시선이 식상해지려는 단계일까. 내가 떠난 뒤에도 꿈쩍 않고 남아 있을 세 상에 대한 어설픈 집착일까. 남은 날들을 살아가야 할 일들에 대한 측은지심 발동인 것인지. 곡절은 분명치 않지만 손에 힘이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끈기 있게 억척스레 매달리고 있었 던 것 들로부터 조금씩 힘이 풀려나고 있다고 해야 할까. 이제 부터라도 떠날 준비를 해두자 는 절친의 말이 긴요한 메시지 타전처럼 떠오른다. 있는 힘을 다해 모질게 버텨내고 있었던 것 들로부터 힘이 풀려나고 있는 건 아닐까. 집착 했던 것들을 포기할 줄 아는 지혜를 습득 한 것 마냥 단순해지고 온순하게 착해 지고 싶어 진다. 

찬송가에 ‘Count your blessings’ (누리고 있는 복을 세어보라)는 찬송이 있다. 세상 모 든 인구 중에 어느 누구의 삶이든 창조주 하나님의 거룩하신 다스림 안에 거하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이 있음을 일깨워 주는 찬송이다. 세상을 감당해가며 나를 지켜내며 살아 남 을 수 있는 저력은 세상을 아는 식견이나 무엇 에든 집중하며 이루어 내는 열심도 아니요 더욱이 삶을 향한 기백도 아닌 갸륵한 착함이 아닐까 한다. 과분한 복을 누리고 있음이다. 다른 사람들 시야에는 비록 부족하고 못난 부분만 드러나 보일지라도 내가 누릴 수 있는 작은 것들이 최상의 행복을 만들어 주었기에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예전 같지 않을지 라도 세월에 부대끼며 살아온 흔적을 품고 하루하루 감사로 채워가며 의연하게 살자고 노구 의 아낙을 다독여 준다. 

 

상황은 쉽게 바꿀 순 없지만 주어진 축복을 품고 살아가는 멋진 생을 만드는 힘은 이미 누적되고 있었던 것 같다. 힘겨운 현실을 주시하기 보다 먼저 누리는 복을 세어본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활력 있는 긍정적인 생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힘이 존재하고 있기 때 문일 게다. 지금 누리고 있는 축복의 부피와 깊이가 어느 만큼인지 봄이 다가오는 길목에서 헤아려 보노라면 마음이 조금은 따뜻해 지고 다사로운 봄 기운이 온누리로 퍼져나는 것에도 감사할 수 있게 된다. 누리는 복을 세어 가노라면 마음에 아지랑이가 피어 올라 무엇을 바 라 보며 살아왔던가. 무엇을 궁극의 목표로 삼았으며 과연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 왔던 가. 새삼 나를 추스르며 세워보라는 준엄한 다그침이 들려온다. 믿음을 향한 연민. 소망에 대한 추구, 사랑에 대한 갈망을 다가오는 봄날 훈기에 실어보려 한다. 누리는 복을 세어가 면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백악관 “보복은 실수”…9일부터 중국에 104% 관세 부과 확인
백악관 “보복은 실수”…9일부터 중국에 104% 관세 부과 확인

대변인 “중국 협상 위해 연락하면 트럼프 관대하게 할 것”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대응해 9일 부터 모두 104%의 관세를 중국

이민구치소 수감여성 자궁절제 보도… NBC, 조지아 의사와 결국 거액 합의
이민구치소 수감여성 자궁절제 보도… NBC, 조지아 의사와 결국 거액 합의

연방법원 “허위사실” 판결뒤 3천만달러 손해배상 소송서  조지아 산부인과 의사가 이민구치소 수감 여성에게 불필요한 자궁절제 시술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 NBC를 상대로 제기한 3,0

“바이오랩 벌금액 SK온 보다 적다”
“바이오랩 벌금액 SK온 보다 적다”

OSHA 6 만달러 벌금 부과 계기지역언론, SK온 사례 다시 소환 지난해 9월말 공장 화재로 인한 대량의 유독가스 발생으로 1만7,000여명에 달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까지

트럼프 관세정책에 조지아 공화당 ‘곤혹’
트럼프 관세정책에 조지아 공화당 ‘곤혹’

반대여론 확산에 입장표명 꺼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한 반발 여론이 미 국내에서도 커지면서 조지아 공화당 지도자들이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AJC가 보도했다

원아에 약물투여 데이케어 센터 영구 퇴출
원아에 약물투여 데이케어 센터 영구 퇴출

주 보육부, 면허 취소 결정원장·교사등 3명 이미 체포 원아들에게 강제로 약물을 먹인 혐의로 잠정 폐쇄된 교회 운영 데이케어 센터에 대해 최종적으로 면허취소 결정이 내려졌다.조지아

〈포토뉴스〉한인상의 고문 및 자문위원 WKBC 봉사참여
〈포토뉴스〉한인상의 고문 및 자문위원 WKBC 봉사참여

애틀랜타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회장 한오동) 전직 회장들로 구성된 고문단 및 자문위원들은 7일 한인상의 사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오는 4월 17일-20일 둘루스 개스사우스컨베션센터에서

콜럼비아 선교장로교회 한국문화 알려
콜럼비아 선교장로교회 한국문화 알려

한국문화 홍보부스 및 전통음식 판매 콜럼비아 선교장로교회(담임목사 김영필)가 제30회 콜럼비아 인터내셔널 페스티벌(Columbia International Festival)에 참가

〈한인타운 동정〉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한인타운 동정〉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재외동포청과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매경미디어그룹과 KBIZ 중기중앙회, 애틀랜타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

귀넷 임시 교육감에 테일러 현 교육청장
귀넷 임시 교육감에 테일러 현 교육청장

귀넷교육위,임시 교육감으로 임명 “학생학습∙학교 안전 최우선 과제” 공석 중인 귀넷공립학교 교육감에 앨 테일러 현 교육청장(Chief of Schools)이 임시 교육감으로 취임했

한국서화작가협회 전시회 연다
한국서화작가협회 전시회 연다

4월 18일-5월 31일 조지 피어스 파크 한국 서화작가협회 미국지부(회장 이명순)가 오는 4월 18일부터 5월 31일까지 스와니 조지 피어스 파크 커뮤니티센터에서 제1회 한국서화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

[애틀랜타 홈리뷰] 스와니에 새로 짓는 럭셔리 타운하우스가 이정도 가격에 나온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니 가성비 참 좋네요
[애틀랜타 비즈니스] 골프&캠핑용품 다 모아놓은 애틀랜타 최고의 아웃도어샵! 대박 세일로 꿀득템 보장!!#콜핑 #BTR
[2025 애틀랜타 세계 한인 비즈니스 대회 한국에서 타주에서 오면 가볼만한곳]추울 때 따뜻하게, 더울 때 시원하게! 미국에서 시작해서 한국으로 진출한 우리나라 브랜드 #올가리노
[플로리다 홈리뷰] 커뮤니티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단지 밖으로 안 나가고도 일년 내내 살 수 있을 듯한 기가 막힌 새 단지!! (feat. 당근, 닭, 유기농, 브라운씨)
[애틀랜타 뉴스] 2025년 4월 5일(토) #윤석열탄핵#윤석열탄핵확정#헌재탄핵선고#미국무부반응#해외언론반응#이제는화합#아틀란타한인단체동정#조지아소식
[애틀랜타 홈리뷰] 85번 도로에서 제일 가까운 55+ 새 단지! 누가 지었는데 이렇게 구조가 독특하고 예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