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GM·포드 1월 이어 전년 대비 하락…기아는 증가 ‘선방’
멕시코에 진출한 자동차 업계 수출량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 영향으로 1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멕시코 통계청(INEGI)에서 발표한 '2월 승용차 생산·수출 현황 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멕시코 내 생산량은 31만7천17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1만9천828대)과 비교해 소폭(-0.8%) 감소했다.
멕시코 내 판매량은 11만7천679대로, 작년 2월(11만4천408대)보다 2.9% 늘었다.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는 수출 물량을 보면 총 25만8천952대로, 지난해 2월(28만5천330대)에 비해 9.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월 수출 역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7% 급감한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멕시코산 제품 25% 관세 부과 예고와 번복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가 멕시코 자동차 업계에 타격을 미치고 있는 방증으로 분석된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전후인 1∼2월 통계를 합쳐보면 올해 수출량은 47만8천366대로, 지난해 같은 시기 53만9천697대보다 11.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멕시코에서는 연 380만대의 자동차가 생산되는데, 수출용 출하량의 80%는 미국으로 향하는 것으로 멕시코자동차협회(AMIA)는 보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피해 양상은 미국계 완성차 브랜드에서 두드러진다.
미국·이탈리아 합작사 피아트 크라이슬러 및 푸조 소유주 프랑스기업 PSA 간 합병으로 탄생한 스텔란티스(-33.8%)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7.9%), 포드(-2.0%) 등 이른바 '빅3' 기업 수출량이 모두 줄었다.
앞서 1월에도 스텔란티스(-57.6%)와 GM(-23.8%)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든 바 있다.
2월 수출에선 폭스바겐(-47.7%), 메르세데스 벤츠(-47.0%), 혼다(-30.8%), 마즈다(-15.0%) 등 실적도 크게 줄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발효(2020년 7월) 이후 고도로 밀착한 양국 교역 현황을 고려할 때 "트럼프 관세 위협은 미국 경제, 특히 자동차 업계에 부메랑처럼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4일 자국 '빅3' 자동차 기업 총수와 전화 회의를 한 후 자동차에는 1개월간 관세 적용을 면제한다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이후 이틀 뒤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1개월 유예는 대부분 물품으로 확대했다.
한편, 기아의 경우 1월에 이어 2월에도 수출 증가 폭(27.0%)을 넓혔다. 2월 수출 물량(1만7천976대)은 GM(6만3천527대), 닛산(3만7천992대), 포드(3만1천957대), 도요타(2만4천219대),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2만1천937대)에 이은 6위권이다.
기아 멕시코는 최근 연합뉴스에 "멕시코 내 딜러 거점을 확대하는 한편 유럽 등으로 수출지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