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엘리트 학원

[뉴스칼럼] '집돌이' 미국인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3-19 17:10:36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집돌이 미국인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노스 캐롤라이나의 한 주민이 전하는 경험담이다. 

식구 셋이서 전에 다니던 작은 멕시칸 식당에 갔다. 테이블 몇 개에 바에 의자 네 개가 있는 작은 식당이었다. 동네 단골이 많았는데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었다. ‘왜 이렇게 한가하지?’ 생각했으나 한가한 건 아니었다. 카운터에는 누런 봉지가 10개쯤 줄지어 놓여 있었다. 모두 주문 음식이었다.  

식사하는 동안 고객들이 들락거렸으나 테이블에 앉는 사람은 없었다. 카운터에서 백을 집어 들고 계산한 후 나가 버렸다. 종업원과 주고받는 대화도 없었다. 한 때 ‘만남의 장’이던 곳이 ‘침묵의 장’이 되어 있었다.  ‘테이블(Table)에서 테이크 아웃(Takeout)’으로 바뀐 것이다. 전미 요식업 협회에 따르면 식당의 이런 변화는 전반적인 현상이다.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테이크 아웃이 주문의 61% 였으나 지금은 74%로 늘었다. 집에서 먹겠다는 것이다.

식당만 그런 것이 아니다. 대형 집 수리용품점을 오랜만에 가면 변화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일반 고객의 숫자가 확 줄었다. 전에는 주말 같은 데 가면 재료를 사서 직접 집을 손보려는 DIY 손님들이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지금은 다르다. 특히 주중에 들르면 공사 중에 잠깐 온 듯한 작업복 차림의 컨트랙터들만 분주하게 오갈 뿐, DIY 고객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진열된 제품도 견본만 있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라는 것도 많다. 

이러다 보니 뭘 물어도 친절하게 가르쳐 주던 ‘척척 박사’ 종업원도 전 같지 않다. 서비스의 질이 전과는 차이가 난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렇게 됐구나 짐작할 따름이다.

미국인들이 점차 ‘집돌이(homebody)’가 돼 가고 있다. 무엇을 하든 집 밖으로 나가는 대신 집에서 하려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물론 팬데믹이었다. ‘재택’이 방역 지침이었으니까. 하지만 팬데믹이 종료된 뒤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팬데믹 전부터 있던 트렌드였다고 한다. 코로나가 이런 현상을 가속시켰을 뿐 팬데믹만이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쯤에서 이런 현상을 숫자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UCLA 도시계획 & 공공 정책학 교수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집 밖에 있는 시간이 지난 20년 새 하루 1시간30분 정도 줄었다고 한다. 지난 2003년에는 하루 360분이 넘었으나 2023년에는 280분이 채 되지 않더라는 것이다. 원인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재택 근무. 일하러 나갈 필요가 없게 됐다. 온라인 쇼핑도 그렇다. 집에 앉아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도 즐길 수 있다. 커피 숍에 앉아 수다 떠는 대신 화상 통화를 하면 되고, 영화관 대신 스트리밍을 이용하면 된다. 장 보기도 온 라인으로 가능하다. 굳이 마켓까지 갈 필요가 없다. 식당 음식은 배달 앱이면 되고. 

물결 효과가 크다. 알려진 것처럼 오피스 빌딩과 상가의 수요는 급감했다. 다른 용도로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 출퇴근 시간에 몰리던 트래픽이 하루 종일 분산되는 효과도 있다. 교통난의 전 시간대 평준화라고 할까? 버스, 전철 등 대중 교통의 수요는 준 반면, 집과 아파트 등 주거 공간은 더 넓은 곳을 원하고 있다.

역사는 이번 세기를 ‘고립의 세기’라고 규정할 지 모른다. ‘집돌이’ ‘집순이’ 현상은 필연적으로 고립과 소외를 부른다. 정신은 물론 육체적인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집 밖에서 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과 방법의 개발이 긴요한 이유다. 은퇴한 시니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도미니카 나이트클럽 붕괴사고 사망자 200명 넘어
도미니카 나이트클럽 붕괴사고 사망자 200명 넘어

[로이터]도미니카공화국 산토 도밍고의 제트세트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지붕 붕괴 사고의 처참한 현장을 10일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지난 8일 새벽 발생한 이 사고로 이날까지 사망자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 사망자 최소 113명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 사망자 최소 113명

도미니카공화국 참사 지난 8일 갑자기 지붕이 붕괴되면서 최소 268명의 사상자를 낸 도미니카공화국 나이트클럽 건물의 모습. [로이터] 지난 8일 카리브해 섬나라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도미니카 클럽 지붕 붕괴 “주지사 등 44명 사망”

8일 카리브해 섬나라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 사고로 현직 주지사를 포함해 최소 44명이 사망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尹파면] 외신, 헌재 탄핵 인용 결정 일제히 긴급 타전
[尹파면] 외신, 헌재 탄핵 인용 결정 일제히 긴급 타전

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용객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보고 있다.(서울=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4일(한국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자 주요 외신들은

“원폭 334개 위력” 미얀마 7.7 강진, 사망자 1,700여명… 1만명 넘을수도
“원폭 334개 위력” 미얀마 7.7 강진, 사망자 1,700여명… 1만명 넘을수도

[로이터] 지난 2021년 쿠데타 이후 극심한 혼란을 겪어온 미얀마에서 규모 7.7의 대지진으로 최소한 1,700여 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발생했다. 지난 28일 미얀마의 만달레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뉴질랜드 밀포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뉴질랜드 밀포드

■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한국일보가 올해 창간 55주년 기념으로 기획한‘산티아고 순례여행’이 미주 한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속에 성황을 이룬 가운데 내년 4월에 실시되는 2025년도

오픈AI 이미지 생성 모델, 스튜디오 지브리 저작권 침해 논란
오픈AI 이미지 생성 모델, 스튜디오 지브리 저작권 침해 논란

샘 올트먼 "폭발적 인기…서버 과부하" 2009년 7월 27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포뇨' 특별 상영회에서 포즈를 취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연합 지난

미얀마서 규모 7.7 강진…건물 다수 붕괴·대규모 사상자 발생
미얀마서 규모 7.7 강진…건물 다수 붕괴·대규모 사상자 발생

다리·호텔 등 건물 여럿 무너져…만달레이 병원서만 최소 20명 사망태국 방콕도 공사 중 30층 빌딩 붕괴… 최소 43명 매몰  미얀마 중부 아웅반 호텔 붕괴[이정호 재미얀마 한인회

'계시록' · '폭싹 속았수다' 나란히 넷플릭스 비영어 1위에
'계시록' · '폭싹 속았수다' 나란히 넷플릭스 비영어 1위에

한국 영화 '계시록', 넷플릭스 비영어 영화 1위/넷플릭스 캡처 한국 영화 ‘계시록’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나란히 넷플릭스 비(非)영어 1위 자리를 차지했다.26일 넷플릭스

교황, 5주 만에 퇴원…신도 앞에서 "모두에게 감사"
교황, 5주 만에 퇴원…신도 앞에서 "모두에게 감사"

호흡 보조장치 착용하고 바티칸 복귀…의료진 "최소 두 달 안정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현지시간)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하기 직전 10층 발코니에서 쾌유를 바라며 모인 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

[애틀랜타 홈리뷰] 조지아주에 렌치하우스가 많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연락주세요 찾아드리겠습니다
[2025 애틀랜타 세계 한인 비즈니스 대회] 핫틀란타 아틀란타 더울땐 냉면 그냥 냉면말고  #삼봉냉면
[WNB 10th Anniversary]  어느새 WNB 프렌차이즈 10주년 골프대회 그리고 아틀란타 팔콘스와 함께한 기념파티!
[플로리다 홈리뷰] 커뮤니티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단지 밖으로 안 나가고도 일년 내내 살 수 있을 듯한 기가 막힌 새 단지!! (feat. 당근, 닭, 유기농, 브라운씨)
[애틀랜타 홈리뷰] toll brothers빌더들의 집에 반할 수 밖에 없는이유! 다 돈이다! (toll brothers 2편)
[애틀랜타 홈리뷰] toll brothers빌더의 식을줄 모르는 인기! 모델홈이 없으면 이 영상하나로 끝!(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