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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야생초 꽃 편지

지역뉴스 | | 2021-07-21 14:14:36

수필,박경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바늘 사초, 새콩, 땅 빈대, 야초, 달맞이꽃, 며느리 밑씻개, 봄이면 나의 사방 뜰에 잡초라 불리워져 잊혀진 꽃 이름들이다. 솔 사이 미나리, 쑥, 산부추 등 이름모를 잡초들이 실은 몸에 좋은 약초들이다.

어느 해 호남향우회에 우리 집 야생 미나리를 한 소쿠리 뜯어서 식당 아가씨에게 후한 대가를 지불하고 오늘 식단에 모두 반찬으로 내놓아 달라 부탁했었다. 50명이 넘게 오신 어르신들에게 봄 미나리 살찐 맛을 드릴 생각을 하며 아침 나절 내 뜯어온 봄미나리였다. 지금은 세상을 떠나신 어른도 계시고 그때 그 미나리 맛을 잊지 못한다 웃으신다.

스톤마운틴 호숫가를 거닐면 얼마나 많은 산나물로 가득한지, 겨울옷을 벗고 봄향기 가득한 산비탈을 거닐면서 온 천지가 보약으로 가득한 보약 창고구나, 자연의 생명 가득한 세계를 보며 혼자 웃어본다.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를 읽으며  우린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의 품에 안겨 사는가-- 그가 감옥에서 옥중 생활을 하면서 교도소 울타리 밖에 손바닥만 한 뜰을 가꾸며 쓴 편지였다. 교도소에서 기관지염, 소화 불량, 비염, 인후염, 종합 병원처럼 만신창이가 된 그의 몸을 어찌 할 수 없을 때였다. 농과대학을 다녔던 그의 눈에 뜨인 것은 이름없이 버려 진 야생종들이었다. 처음엔 자신의 만성 기관지염을 치료해보려 질경이, 산부추, 야생초들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의 몸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후 그는 그의 감옥 창틀에 작은 야생초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야생초들을 ‘옥중 동지’라 이름하여 매일매일 이야기도 함께 나누며, 쓰다듬고, 초록빛 생명들에 감사하며 그림도 그리며 애지중지 야생초들을 가꾸었다. ‘초록 빛 보물섬’ 이라 부르며 뜨겁게 사랑으로 키우며 그 생명 가득한 야생초 가꾸는 그의 일들은 그의 옥중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어딜 둘러봐도 온 천지가 생명의 보물섬처럼 보였다. 그의 건강에도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고 꽃 이름, 꽃의 자연치유 책으로 묶어냈다.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자연속에 그들 풀들이 자연의 치유 약일 줄이야----

자연농법의 대가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책 ‘짚 한 오라기의 혁명’처럼, 그의 편지는 세상에 널리 버려진 풀들이 자기의 몸과 마음, 세상을 보는 눈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너무 흔해서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야생초를 쓰다듬으며 풀들을 껴안고 그는 지금은 영암 월출산 기슭에서 자연인으로 살고 있다.

나는 40년을 돌산 그림자 드리운 동네에서 살면서 솔 사이 두릅들이 피고 져도 먹는 것인 줄도 몰랐다. 신선초, 야생 미나리, 이름 모를 건강에 좋은 약초들이 숨어 사는 지도 몰랐다. 보랏빛 무화과가 일년에 두 번씩 열매를 맺고, 가꾸지 않아도 야생 분꽃, 산야초, 솔 사이 꽃들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보면서 꽃과 나비들의 아름다운 생명의 씨앗을 심고 자연속에 사람이 알 수 없는 신비의 세계를 보았다.

나도 이젠 야생초 편지를 쓸 때가 되었구나! 함께 살아준 야생초 들에 감사한다. 사람이 약을 치고 해만 가하지 않으면 꽃들은 자신의 꽃시계를 땅에 묻어 놓고 그 시절, 그 꽃은 계절에 따라 피고 진다. 

작년 봄 나의 정원에 옮겨온 바위들 사이에 야생난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벙어리 뻐꾸기가 울면, 그해 가물다는데-- 일년 한번 수 천 마일을 날아서 꽃 찾아올 ‘허밍 버드’위해 ‘사르비아’도 심어야겠다. 솔 바람, 자연의 품에서 소리 없이 묵은 바위처럼 자연의 야생초 되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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