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프랑스 법원, '식물인가'생명 보조장치 제거 허용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7-13 11:11:06

프랑스,식물인간,새명보조장치,제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교통사고로 10년 이상 식물상태인 남성 간호사

부모“생명 유지돼야”vs. 부인“본인도 원치 않을 것”

1년여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이정표적인 판결

프랑스 최고법원이 식물인간 상태로 10년 이상 지내 온 한 남성에게서 생명보조장치를 제거할 수 있게 하는 길을 열었다. 이 이정표적인 판결은 최근 1년여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내려졌다.

간호사였던 올해 42살의 뱅상 랑베르는 지난 2008년 교통사고 부상으로 인해 식물인간 상태에 놓여 있었다. 하급심은 뱅상에게 인위적으로 음식과 수분이 계속 제공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으나 최고법원이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의료진이 연명치료를 중단한 뒤 열흘째인 11일(현지시간) 오전 8시24분에 렝스의 병원에서 그가 숨을 거뒀다고 가족들이 밝혔다고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이 전했다.

뱅상 랑베르는 생전에 이같은 상황에 대비한 명시적인 지시를 남겨 놓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가족들은 연명치료 여부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었다.

부모와 친지들은 뱅상이 현재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생존을 위한 치료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인인 레이첼과 주변 사람들은 뱅상이 이같은 상태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생명보조장치는 제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법원 판결 이후 부인 측 변호사는 이제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레이첼 측 패트리스 스피노지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연명치료 중단을 위한 더 이상의 법적인 장애물은 없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의사들은 지난 2015년에도 생명보조 장치 제거를 허락한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를 거부했다. 병원 의료진들이 익명의 협박을 받게 되자, 이 조처를 실행에 옮기기에는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의료 전문가들은 식물상태란 사고와 행동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지만, 생명 유지에 필수 기능인 수면 주기나 체온 조절, 호흡은 지속되고 있는 상태로 규정한다.

이런 환자들은 때때로 눈을 뜨기도 하고 기본적인 반사 작용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극이나 감정에 대해서는 어떤 유의미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수년간에 걸친 물리치료와 간병에도 불구하고 그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의사들은 뱅상의 아내와 상의 끝에 지난 2013년 처음 생명보조 장치를 제거하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부모들이 반대해 이를 뒤집는 법원 판결을 받아냈다.

법적인 다툼은 프랑스 최고법원과 인권법원을 포함한 유럽 법원으로 번졌다. 프랑스 북동부에 있는 도시인 랭스의 한 병원 의사들은 지난 2016년 법적인 후견인이 된 부인의 협조 아래 지난 달 뱅상에게 영양과 수분 공급을 중단하고,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강한 안정제를 투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파리 항소법원은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부모들의 이의 제기를 받아 들여 생명유지 장치를 계속하도록 결정했다. 뱅상의 부모가 유엔 유관기관인 장애인 인권위원회에 이 케이스를 가져감으로써 장애인 인권위가 이 문제의 검토를 마칠 때까지 정부가 뱅상의 생명유지 장치를 존속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최고 법원은 이같은 항소법원의 결정을 기각했다. 프랑스에서는 안락사가 불법이지만 시한부나 회복가망이 없는 치명상을 입은 환자에 대해서는 가족과 의료 전문가들과의 광범위한 상의를 거친 뒤 생명 보조 장치를 제거하도록 하고, 임종할 때까지 강력한 진통제를 투여하도록 하는 수동적인 안락사가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톨릭 교리를 준수하는 부모들은 프로 라이프 행동주의자들의 지원 아래, 아들이 시한부 인생이 아니라 장애일 뿐이어서 프랑스 법이 규정하는 수동적인 안락사의 범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부인과 그 지지자들은 수차례에 걸친 의료 평가 결과 그의 남편은 되돌릴 수 없는 식물상태여서 인위적인 수단에 의해 그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것은 프랑스 법이 규정하고 있는 ‘불합리한 아집’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프랑스에는 두 개의 법원 시스템이 있다. 하나는 행정 법원으로 국가나 지방 정부, 혹은 공공 집행에 대한 소송을 다루고 있다. 또 하나의 사법기관은 형사문제나 민간의 법적 분쟁을 관할하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 최고 법원은 두 법원 시스템에서 제기되는 법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지난 달까지 랑베르 케이스는 행정 법원에서만 다루어 졌었다. 왜냐하면 이 케이스는 공립 병원이 그를 치료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들이 또 하나의 사법체계인 파리 항소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실패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항소법원은 예외적으로 이 사안은 행정 법원이 아닌 일반 법원이 관여할 수 있는 케이스로 인정했다.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 대법원은 항소 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과도한 것이며, 랑베르의 개인적인 자유가 위기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프랑스 법은 병원에게 특정 상황 아래서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조처를 중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른 행정 법원들과 유럽 인권 법원도 부인 쪽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놓았다.

프랑스 대법원은 국가가 랑베르의 생명 지탱 장치 유지를 요청하는 유엔 장애인 권리위원회의 결정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프랑스 법원, '식물인가'생명 보조장치 제거 허용
프랑스 법원, '식물인가'생명 보조장치 제거 허용

지난 2015년 뱅상 랑베르의 아버지 피에르(왼쪽)과 어머니 비비안이 지지 그룹과 함께 랭스의 세바스토폴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프랑스 법원, '식물인가'생명 보조장치 제거 허용
프랑스 법원, '식물인가'생명 보조장치 제거 허용

뱅상 랑베르의 아내 레이철이 병원 앞에서 울먹이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1분기 미 경제 성장률 1.6%로 둔화

예상치 크게 밑돌아 지난해 독보적으로 성장했던 미국 경제가 올해에도 개인소비 덕분에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그 속도가 크게 둔화했다.연방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

한국축구, 40년 만에 올림픽 출전 불발…인니에 승부차기 충격패
한국축구, 40년 만에 올림픽 출전 불발…인니에 승부차기 충격패

선제 실점에 후반 이영준 퇴장 수적 열세…연장까지 2-2, 승부차기 10-11'준비기간 2년 6개월여' 황선홍, 신태용과 지략대결서 참패파리행 좌절로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 절반이 56개 기업 책임"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 절반이 56개 기업 책임"

국제연구팀 분석…플라스틱 쓰레기 중 코카콜라 제품이 11%로 최대코카콜라·펩시콜라·네슬레·다농·필립모리스 전 세계 56개 다국적기업이 플라스틱 오염의 절반가량에 책임이 있다는 연구

세킹어고 소피아 안, 잭 켄트 쿡 장학생
세킹어고 소피아 안, 잭 켄트 쿡 장학생

대학 4년 매해 5만5천 달러 지급  귀넷카운티 한인학생 세킹어고 소피아 안 양이 전국 규모의 권위있는 장학재단인 잭 켄트 쿡(Jack Kent Cooke)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경찰 사망케 한 과속 오토바이 운전자 기소
경찰 사망케 한 과속 오토바이 운전자 기소

과속 추격 경찰관 사고 사망케 해 지난 1월 고속도로에서 과속을 하다 추격하는 조지아 주 패트롤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한 남성이 살인 및 기타 여러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귀

한인회와 별개의 '2024 코리안페스티벌' 열린다
한인회와 별개의 '2024 코리안페스티벌' 열린다

10월 5-6일, 슈가로프 밀스 주차장에서코리안페스티벌재단 창단, 5월 발대식 2024 코리안페스티벌이 10월 5일-6일 로렌스빌 슈가로프 밀스(Sugarloaf Mills) 소핑

'미래의 부를 보는 새로운 시각', 부동산 합동강연회 연다
'미래의 부를 보는 새로운 시각', 부동산 합동강연회 연다

김광석 교수, 이광수 대표, 김효지 대표 강연 미래의 경제와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합동 강연회가 오는 6월 7일 둘루스

[한인마트정보] "봄날 소풍 세일"
[한인마트정보] "봄날 소풍 세일"

H마트-대표 한인 마트스마트카드 구매는 동서 맥심 커피믹스 오리지날 2.6LB(1.2KG) 12.99, 동서 맥심 커피믹스 모카골드 2.6LB(1.2KG) 12.99, 냉동 동태전

귀넷, 주말 즐길 만한 5가지 이벤트
귀넷, 주말 즐길 만한 5가지 이벤트

4월26일(금)부터 29일(일)까지 귀넷 카운티에서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즐길 만한 이벤트 5가지를 소개한다. (정보 및 사진 제공 Gwinnett Daily Post) 귀넷 키즈

“오늘 가입…내일 해지 그리고 모레 재가입”
“오늘 가입…내일 해지 그리고 모레 재가입”

‘스트리밍 유목민’ 급증25%가 3번 이상 해지구독료 인상, 비용 부담업체,‘번들 판매’대응 테크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 최모씨는 최근 공개된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디즈니 플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