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격 사망 양용씨 유가족 회견
바디캠 등 모든 기록 투명 공개 촉구
“왜 목숨을 잃어야 했나”눈물의 호소
정신과적 문제로 가족들이 당국에 도움을 청했다가 현장에 출동한 총격을 받고 사망한 한인 양용씨 사건(본보 3·4·6·7·8·9일자 보도)과 관련해 유가족의 변호사는 경찰이 양씨에 대한 과잉대응 후 의료적 처지 노력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사건 현장을 훼손하고 증거들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또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경찰의 바디캠 및 관련 통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 증거가 될 만한 모든 기록들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양용씨 유가족은 9일 LA 한인회관에서 로버트 쉬헨 형사법 변호사와 함께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여전히 양용씨가 왜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LA경찰국(LAPD)이 사건 기록과 수사상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숨기려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쉬헨 변호사는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입구 감시카메라 영상 캡처 장면을 보여주며 “양용씨는 지난 2일 통제를 벗어난 LAPD 경관들에 의해 처형당한 것이다. 무려 9명의 경관들이 군사작전처럼 집으로 들어가 양용씨를 제압했고, 심지어 양용씨에게 총격직후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 의학적으로도 총격 후 양용씨를 살리려는 노력을 했다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수시간 동안 유가족에게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은채 현장을 깨끗이 청소했다. 이것은 명백히 범죄 현장을 훼손한 사법방해 행위”라며 “경찰은 현장의 핏자국, 머리카락 등을 포함한 현장의 모든 물리적 증거를 파괴했다. 이러한 물리적 증거들은 경찰이 피해자를 총격해 사망케 하기까지 그 안에서 무엇을 했는지 말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어머니 양명숙(수 양)씨가 울먹이며 심경을 밝혔다. 어머니 양씨는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앉은 이유는 아들을 잃고 비탄에 잠긴 어머니로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묻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녀는 “제가 애초에 경찰이 아닌 정신건강국에 전화한 이유는 아들에게 치명적인 대응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들은 환청, 신체적 고통, 조울증 등으로 고통받고 있었지만, 기도, 테니스, 요가, 등산 등을 하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그의 삶을 살 권리가 있었다. 정신건강국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우리는 아들이 병원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들은 우리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캐런 배스 LA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양용씨의 가족, 사랑하는 이들, 한인타운 커뮤니티에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이 비극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소재를 확실하게 하기 위한 전면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며 당시 현장 대응 프로토콜도 반드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