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크리스탈 김 교수 ‘형제복지원’ 소재 ‘돌집’
“국가가 약자에게 가한 강압과 폭력 행위가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해요. 공개적인 논의가 이뤄져 피해자의 공포와 아픔을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을 소재로 한 영어소설 ‘돌집’(The Stone Home)을 미 최대 출판사인 하퍼콜린스에서 최근 펴낸 한인 2세 크리스탈 김(한국명 김하나·사진) 작가는 출간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김주천 전 뉴욕한인산악회장과 시인 겸 수필가인 곽애리 작가 부부의 2녀 중 장녀인 김 작가는 2016년 형제복지원 관련 기사를 우연히 접했다. 끔찍한 사건에 놀라 각종 자료를 찾다가 실체를 알게 됐고, 재외동포로서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듬해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국가의 억압은 시대와 문화 등과 무관하게 되풀이되곤 한다”며 “악행에 침묵한다면 미래에 또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방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펜을 잡았다”고 말했다.
소설은 1980년대 한국에서 어머니와 노숙하다가 경찰에 붙잡혀 국가가 운영하는 ‘돌집’으로 보내진 은주 모녀, 이곳에서 생활하는 10대 상철·영철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형제복지원 사건의 아픈 역사를 되짚는다.
김 작가는 컬럼비아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소설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시립대 헌터칼리지에서는 초등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조교수로 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