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시니어 실태보고서
LA한인 노인 빈곤율 23%
85% 영어 미숙‘언어장벽’
KACF“주류사회 지원 필요”
미국에 사는 한인 노인 10명 중 6명 꼴로 렌트 등 주거비와 식비 및 의료비 지출과 같은 기본 생활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30% 정도는 기본 생활이 힘들 정도의 극빈층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한인 시니어들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한인 비영리 봉사단체인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이 3일 공개한 미주 한인 노인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이번 실태조사는 한인커뮤니티재단과 KACF 샌프란시스코 지부, 주디스 임 재단, 사우폴 재단이 공동으로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에 의뢰해 LA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뉴저지, 워싱턴 DC, 시카고, 휴스턴 등 미국내 7개 한인 밀집 지역 거주 한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특히 이번 조사는 거주지, 일상생활, 대중교통, 개인 재정, 건강 및 의료 혜택, 대인관계, 정부 지원 및 비영리단체 프로그램 접근성 등의 다양한 항목들에 대해 매우 포괄적으로 이뤄졌다고 KASF는 밝혔다.
전국적으로 이들 7개 지역 거주 50~64세 한인 남녀 50%와 65세 이상 한인 노인 남녀 50% 비율로 전체 한인 819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 한인 노인 10명 중 6명은 금전적으로 주거비, 식비, 의료비 지출과 같은 생활 유지에 필요한 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40%가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이유로 언어 장벽을 꼽았으며, 전체 응답자 73%가 영어를 원활하게 구사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LA 지역 한인 노인들의 경우 전체 노인 및 아시아계 노인 인구와 비교했을 때 가구당 평균 소득이 낮았으며, 65세 이상 한인 노인들의 빈곤율과 빈곤에 가까운 한인 노인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A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전체 노인의 빈곤율은 11.8%였으며 아시안 노인의 빈곤율은 14.2%였다. 그러나 한인 노인들의 빈곤율은 23.2%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빈곤에 가까운 인구 비율도 전체 노인은 17.8%, 아시아계 노인은 16.9%, 한인 노인은 이보다 높은 23%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한인 가구당 중위 소득은 전체 노인 7만2,455달러, 아시아계 노인 7만8,147달러에 비해 현저히 적은 4만554달러로 집계됐다.
LA 지역 한인 노인 가구는 전체 노인가구 13.5%, 아시아계 노인가구 18.2%에 비해 7.8%만이 은퇴연금을 수령해 가구 소득에서 은퇴연금 의존도가 낮았다.
또 LA 지역 한인 노인들은 일반 노인 및 아시아 노인 인구에 비해 영어 능력이 미숙한 인구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전체 노인들은 29%, 아시아계 노인들 59.2%가 영어가 서투른 반면 한인 노인들은 85.5%가 영어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LA 지역 한인 노인 가구는 일반 노인 및 아시아 노인 가구보다 더 많이 임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더 높은 비율로 임대료를 감당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일반 노인은 29.7%, 아시안 노인은 34.3%가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었고 한인 노인은 57.7%가 임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중 임대료 부담을 겪고 있는 한인 노인은 28.5%였으며 심각하게 임대료 부담을 겪고 있는 한인 노인도 34.7%로 집계됐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