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피해자들은 피눈물인데… 변호인 30명 ‘초호화’

미주한인 | | 2024-01-24 09:08:16

테라·루나, 사태 과정,피해 규모는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신현성 ‘테라·루나’ 사태 과정·피해 규모는

 지난 2018년 컨퍼런스에서 당시 티켓몬스터 의장 겸 테라 공동 설립자 신현성씨가 발표하는 모습. [연합]
 지난 2018년 컨퍼런스에서 당시 티켓몬스터 의장 겸 테라 공동 설립자 신현성씨가 발표하는 모습. [연합]

전 세계적으로 40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피해를 유발한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일으킨‘테라폼랩스’가 결국 미국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공동창업자였던 권도형·신현성씨의 행적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본보 23일자 A1·3면 보도) 이번 가상화폐 투자사기 의혹의 공범 혐의로 한국에서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신현성씨가 지난해 5월 매머드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씨의 변호인단은 5곳의 유명 로펌과 30여명의 변호사로 구성됐다. 변호인단에는 또 검사장과 부장검사 등을 지낸 검찰 출신 변호사 9명, 법원 출신 변호사 3명 등 전관들이 대거 포함됐다. 전 재산을 날린 수천명의 피해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화려한 가족관계와 초대형 변호인단을 방패 삼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신씨에 대해 공정성 논란이 거세다.

■피해자 집단 소송

테라·루나 폭락으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2022년 5월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와 신현성 공동창업자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투자자를 변호했던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는 서울남부지검에 권씨와 신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LKB는 소장에서 “권도형씨와 신현성씨가 투자를 유치하면서 알고리즘 설계 오류와 하자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행위, 백서 등을 통해 고지한 것과 달리 루나 발행량을 무제한 확대한 행위가 기망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LKB에 따르면 한국은 물론 미국·이탈리아 등 해외 투자자의 문의가 이어졌으며, 온라인 커뮤니티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 가입자는 수천명에 달한다. 이번 고소·고발건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부활한 ‘여의도 저승사자’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수사하는 첫 번째 사건이었다.

검찰은 신씨 등이 ‘테라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추진되는 것처럼 허위홍보·거래조작 등 부정한 수단을 동원해 ‘테라·루나’ 코인이 판매·거래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당초 ‘테라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법적으로도 허용될 수 없고, 실현 불가능”했던 것을 알면서도 사업을 추진해 투자자들에게 천문학적인 규모의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봤다.

■두 차례 기각된 구속영장

한국 법원은 신현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나 기각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2022년 11월 신씨를 포함한 핵심 관계자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3월에도 자본시장법 사기적부정거래 및 특경법사기 혐의와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증재 및 업무상배임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의 영장 청구를 또 다시 기각했다.

이 과정에서 신씨의 화려한 가족관계가 알려졌다. 신현성씨의 조부는 유신정권 실세로 1960년대~70년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거쳐 중앙정보부장을 지냈던 고 신직수씨다. 신직수 전 중앙정보부장의 장녀와 결혼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신씨의 고모부, 홍 회장의 장남인 홍정도 중앙일보 부회장과는 사촌간이다.

당시 판사는 “‘가족관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 우려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유력 집안 출신이라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이다.

■초호화 변호인단

한국 법률신문에 따르면 신현성씨는 지난해 5월 5개 로펌, 30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매머드’ 변호인단을 꾸렸다. 신씨의 변호인단에는 대형로펌 법무법인 광장과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법무법인 로백스, 가상화폐를 전문 분야로 하는 부티크 로펌 법무법인 세움, 법무법인 케이에이치엘, 법무법인 다전과 개인 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변호인단에는 굵직한 이력을 지닌 전관 변호사가 포진하고 있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을 지낸 김기동(21기) 변호사를 필두로 검찰 출신 변호사가 9명, 부산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고범석(29기) 변호사 등 법원 출신 변호사가 3명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반부패비서관을 지낸 박형철 변호사도 신씨의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30여 명 규모의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꾸린 사례는 처음 보는 것 같다”며 “삼성 상속 사건에서도 2~3개의 대형로펌과 개업한 전관 변호사로 변호인단이 꾸려졌다. 대기업 오너 사건보다도 훨씬 더 큰 변호인단을 꾸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 ‘피눈물’ 흘린 피해자들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인한 한국 내 피해자 규모는 약 28만 명으로 추정된다. 폭락사태 직후 개설된 온라인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에는 “18억원을 넣었는데 500만원만 남았다” “10억원을 투자해 9억4,000만원 잃었다” 등 피해 사례가 이어졌다.

전세계적으로 400억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미국 등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레딧 사용자는 “평생동안 모은 45만 달러라는 돈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면서 “은행에 지급할 돈이 없다. 나는 이제 집을 잃고 노숙자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외과 의사는 “10년간 저축한 2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맡긴 돈의 90% 이상을 날렸다”고 하소연 했다.

피해자들은 이번 사태를 별도의 이윤 창출 모델 없이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로 보고, 피해 보상과 함께 관련자들의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

<노세희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국 원정출산 산모 수술후 후유증 사망
미국 원정출산 산모 수술후 후유증 사망

한국 알선업체 통해 와괌 리조트에 혼자 방치적절한 치료 받지 못해 한국 알선업체를 통해 미국령인 괌으로 원정출산을 온 한국인 산모가 출산 12일 만에 사망하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또 한인학생 대상 인종차별 ‘학폭’ 사건

가톨릭 고교 하키팀서욕설·왕따 등 따돌림샤워실 알몸 몰카까지학교 측은 미온 태도부모“끝까지 싸울 것” 한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적 학교 폭력 사건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드러

“모친 살해 한인, 정신분열증 앓았다”

기도를 위해 머물렀던교회사택서 참극 발생“목사가 발견해 신고” 자신의 어머니를 무참히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7일 경찰에 체포된 한인 존 김(39·본보 11일자 A1면 보도

모친 폭행살해 혐의 30대 한인남성 체포
모친 폭행살해 혐의 30대 한인남성 체포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서현장서 경찰에 붙잡혀2급 살인 혐의로 수감 30대 한인 남성이 자신의 노모를 무참히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전국 주의회서도 한인 정치인들 대거 당선 ‘약진’
전국 주의회서도 한인 정치인들 대거 당선 ‘약진’

전국 한인 후보들 선전  지난 5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각급 선거에서 한인 후보들의 승전보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동부 뉴욕부터 최서단 하와이까지 미 전국에서 출마한 한인들

[인터뷰] “이민사 120년 만의 기회… 새로운 역사 쓰겠다”
[인터뷰] “이민사 120년 만의 기회… 새로운 역사 쓰겠다”

연방상원 앤디 김 당선인“미주 한인사회 위해 발 벗고 나설 것”한인 차세대에“우리의 목소리 내자”  한인 최초로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된 뉴저지주의 앤디 김 당선인이 5일 밤 당선 소

앤디 김 당선… 한인 최초 연방상원의원 탄생
앤디 김 당선… 한인 최초 연방상원의원 탄생

연방하원 3선 중동통… 기득권 혁파 승부수 “한인사 120년만의 성과…겸손히 임할 것”   한인 최초로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 당선인이 지난 5일 뉴저지주 체리힐의 더블트리

페루서 고아들에 헌신하던 미주 한인의 ‘비극’
페루서 고아들에 헌신하던 미주 한인의 ‘비극’

현지 봉사활동 떠났다가강도 폭행에 ‘식물인간’2년만에 결국 하늘나라로가족“한인들 도움 절실” 정성범씨와 에밀리 부부가 페루 아이들과 함께 한 모습. [가족 제공] 지난 2020년

한인 남성, 75세 여성 성폭행 체포

샌디에고 카운티 지역서 반려견 돌봄 위장 침입  50대 한인 남성이 75세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샌디에고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솔라나비치에 거주하는 52

마약자금 세탁·거액 탈세 한인 ‘유죄’

LA 의류업체 업주 부자“최대 1억달러 벌금 가능” 4년 전 약 2,5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탈세한 혐의로 적발된 의류업체 ‘세투아 진’의 한인 업주와 그의 아들에게 유죄 평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