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체류비자 박탈
미 친척에 투자 호화생활
피해자 비관 극단 선택도
대전에서 50억원대 이상의 전세사기 피해를 입히고 미국으로 도피했던 40대 한국인 부부가 네티즌들의 신상털기와 한국의 공조로 미 국무부로부터 체류 비자를 박탈당했다.
언론에 따르면 국무부는 지난주께 미국에 체류 중인 임대인 최모(44)씨와 남모(48)씨 부부에 대한 비자를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무부의 이번 조치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에서 다가구주택 11채를 소유한 이들 부부는 선순위 보증금을 속이는 방식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만료일이 도래한 세입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은 채 지난 5월 미국으로 잠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임차인 75명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으며, 피해 금액은 약 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6월에는 이들 부부의 주택에 거주하던 50대 피해자 남성이 전세 사기 피해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씨 가족은 최초 도피처로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택했고, 이 곳에서 남편 최모씨는 연수 교육 목적인 J2 비자, 아내 남씨는 어학연수 비자인 J1, 12세 아들은 유학비자(F1)로 생활해 왔다.
이들은 아내 남모씨의 친언니가 거주하는 고급 주택에 거주하면서 둘루스 지역의 한 스시 식당에 투자를 하고, 사립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국가대표 출신의 개인 펜싱 코치를 붙이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려 오다 유튜브 채널인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미씨 USA’와 ‘헤이 코리안즈’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상이 노출되자 급히 타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들이 워싱턴주 운전면허를 취득했다는 소식과 함께 시애틀의 한 한인 마켓에서 목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며, LA 인근 린우드로 옮겨왔다는 의견도 올라오고 있으나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들 부부는 도피 중인 상황에서 본인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에게 메일을 보내 “만약 당신으로 인해 털끝만큼이라도 우리 가족의 행복이 깨지게 되면 평생을 다 바쳐서 당신과 당신 가정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