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추진위…국무부 북인권대사 면담
북한 지역에 고향을 둔 미국내 실향민들이 연방 국무부와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고령의 실향민들에게 이제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며 재미 이산가족들의 북한 내 가족 상봉 노력에 연방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LA를 비롯해 미 전국에서 모인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DFUSA·대표 이차희) 관계자들은 지난 21일 워싱턴 DC 국무부를 방문, 한국계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만나 미국내 이산가족들의 요청을 전달했다. 2시간30분가량 이어진 이날 면담에는 LA에서 최창준, 전혜정씨를 비롯해 시카고, 필라델피아, 워싱턴 DC 등 지역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 대표단 12명과 전문가로 구성된 3명의 자문위원 등 총 15명이 참석했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이산가족들은 북한의 고향을 떠나 가족과 헤어져서 다시 만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소개하며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상봉과 관련한 의견을 전했다. 이산가족 상봉, 이미 세상을 떠난 이산가족들의 유해를 정리하기 위한 북한내 고향 방문, 그리고 이산가족들의 고령화로 인한 영상 상봉이 포함된 방안들을 제안하며 미국 정부가 조속히 행동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참석자 중에는 가족 상봉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회원도 있어 1990년대 중반의 북한 현황을 보고했고, 또 국제적십자사 등 민간 단체나 제3자를 개입시키는 것에 관한 문제점과 그동안 공신력이 없는 재미이산가족들의 현황 파악에 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미국내 이산가족들이 이미 80대 후반이나 90대에로 매우 고령이어서 신속한 상봉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이에 터너 대사는 가장 급선무가 정확한 재미 이산가족 현황 파악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재미 이산가족 상봉에 미국 정치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는 이날 건의한 내용과 관련한 국무부의 내실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면서 실질적인 가족 상봉을 위한 진전을 이루는 역사적인 면담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날 회동에는 백악관의 아시안 정책 담당자와 인권담당자가 참석했고, 터너 대사실의 북한 전문가인 제임스 퍼슨도 나왔는데, 국무부 북한 인권대사와 이산가족들의 만남에 백악관 관리가 참석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추진위 측은 밝혔다.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는 지난 2017년 북미 이산가족 상봉이 추진되면서 국무부에 105명의 재미 이산가족 명단까지 제출했으며 이산가족 등록을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 달부터 공식 활동에 들어간 터너 특사는 첫 해외 일정으로 지난달 서울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 시민사회 단체, 탈북자, 언론인 등을 만나, 북한인권 증진 및 이산가족 상봉 촉진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최근에는 워싱턴 DC를 방문한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만나기도 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