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철 동포청장 LA방문 간담회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미주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10일 LA를 방문한 이기철 초대 재외동포청장은 이날 오후 6시 용수산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인들이 느끼는 ‘손톱 밑 가시’는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와 같은 현안”이라며 “재외동포청이 현실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3박4일 일정의 LA 방문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는 남가주 한인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동포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동포간담회에는 제임스 안 LA한인회 회장, 조봉남 OC한인회장, 백황기 샌디에고 한인회장, 김봉현 LA한인상의 회장, 노상일 OC한인상의 회장, 이승우 LA평통 회장 등 50여명의 한인사회 대표들과 김영완 LA총영사가 참석했다.
이 청장은 격려사에서 “선천적 복수국적법 개정 없이 예외조항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먼저 한국내 여론이 개선되어야 한다”며 “여론 형성을 위한 전문가 기고와 강연, 한국 교과서에 재외동포와 관련된 내용을 수록하는 것도 인식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른바 ‘홍준표법’이라고도 불리는 선천적 복수국적법이 2006년부터 시행되면서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마치지 못한 수많은 한인 2세들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 38세가 되는 해 1월1일까지 20년간 병역의무 대상자가 돼 한인사회에서 논란이 돼 왔다.
이 청장은 “과거의 재외동포정책이 한국정부가 일방적으로 동포사회를 지원하는 관계였다면 지금은 재외동포도 모국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상호 ‘윈윈’하는 동반성장의 관계로 동포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정책 수립과 사업 진행 등 모든 업무를 재외동포청이 관할하게 돼 포괄적이고 일관성 있는 동포정책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 중 재외동포 정체성 함양과 차세대 주류사회 진출 지원, 재외동포와 모국간 연결고리 확보, 소외된 재외동포 보듬기 등 재외동포청 본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선천적 복수국적법 등 중요한 재외동포 관련 정책에 관해선 김민철 재외동포정책국장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한편 8일 뉴욕, 9일 워싱턴 DC에서 각각 한인사회 대표들과 동포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10일 LA에 도착한 이기철 청장은 300여기의 한인 이민 선조들 묘가 자리잡고 있는 로즈데일 이민선조 묘역을 참배하는 것으로 3박4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또 연 매출 3,000만달러 이상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사업가들로 구성된 한상 리딩 CEO와 비공개 오찬을 열고 참석자들과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튿날인 11일에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구 세계한상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등 한인사회와 전방위적인 만남이 예정돼 있다.
이기철 청장은 이날 오전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준비하는 조직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행사가 열리는 애나하임 컨벤션센터에서 대회 준비상황을 확인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11일부터 14일까지 대회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최되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재외동포청이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등과 함께 공동 주최 자격으로 참여하는 행사다.
이어 오후 3시 LA 총영사관 회의실에서 한인 언론들과 기자간담회를 가진 뒤, 오후 5시30분 더원 이벤트홀에서 미주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리는 도산 동상 건립 2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