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퓨리서치센터 현황조사
아시안 7천명 모국 인식
한인 86% 한국‘긍정적’
72%는“역이주 안 한다”
“얼마 전 한국에 가서 3개월 반 정도 있다가 돌아왔어요. 내가 왜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한국이 발전했더군요. 그래도 같은 돈으로 더 편하게 살고 싶다면 미국만한 곳은 없다고 생각해요”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진행한 아시안 모국 관련 인식 현황 조사에서 48세의 한 한인 남성이 전한 말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이 한인 남성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미주 한인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퓨리서치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성인 7,006명(그 중 한인은 1,14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이에 대한 결과 보고서가 19일 발표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 응답자 거의 대부분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 시각 가진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는 상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응답자 52%가 한국에 대해 ‘매우 긍정적’, 34%가 ‘다소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집계, 총 86%가 한국에 긍정적 시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41세 한인 여성은 “미국 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 사이 한국이 많이 발전했다. 일본 제품이 주를 이루던 전자기기가 한국 제품으로 대체되고, 한국 브랜드 자동차 증가, K팝과 한국 음식 유명세, 한국의 빠른 성장에 대한 이야기들은 한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라고 말했다고 퓨리서치는 전했다.
반면 미주 한인들은 한국으로 역이주에 대한 질문에는 72%가 나중에라도 한국으로 이주할 생각이 없다고 답변했다. 한국 이주 생각이 있는 경우는 4명 중 1명 정도인 26%로 집계됐다. 이같은 경향은 한국에서 출생한 한인이든 미국에서 출생한 한인이든 상관없이 비슷했다고 퓨리서치는 전했다. 모국에 대한 애정이 있지만 그래도 살기엔 미국이 좋다는 것이다.
퓨리서치는 한국에 가서 살 생각이 있다는 26%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더 나은 의료 서비스(1위)와, 한국내 친구 또는 가족(2위)이었다. 이어 더 안전하다는 느낌, 문화적 친숙도, 더 나은 시니어 지원책 등의 의견도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는 모국뿐 아니라 타 아시안 국가에 대한 호감도도 조사했는데, 한인들이 가장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나라는 한국(86%)이었던 가운데, 이어 대만(52%), 일본(35%), 베트남(30%), 필리핀(29%), 인도(17%), 중국(8%) 등의 순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의 경우 좋지도 싫지도 않다는 견해를 보인 한인이 상당히 많았다. 한인들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아시안 국가는 중국(65%)이 가장 많았고, 인도(30%)와, 일본(28%)이 그 다음이었다. 미국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한인들이 많은 편(79%)으로 조사됐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