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체인구 6% 불구
현재 연방의회에서 4명의 한인 연방하원의원이 활약하는 등 한인들의 정계 진출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한인들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계 전체로 보면 미국에서 선출직 공직자의 수가 인구 비중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돼 아태계의 충분한 정치력 확보를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분석 단체인 ‘RDC(Reflective Democracy Campaign)’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중반 기준 연방과 주, 카운티, 시 등 모든 선거 단위의 선출직 공직자의 단 0.9% 만이 한인들을 포함한 아태계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 중 아태계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인 6.1%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아태계는 이러한 인구 대비 선출직 공무원 수가 인종별로 비교해도 가장 뒤쳐져 정치적 대표성이 가장 떨어지는 인종으로 조사됐다고 RDC는 전했다.
RDC에 따르면 백인의 경우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이 60.1%인 반면 선출직 공직자 중 무려 8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 외에는 흑인, 아메리카원주민, 라티노 등도 인구에 비해 선출직 공무원이 모자란 수준이지만, 아태계가 가장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계 관계자들은 이 보고서가 2020년 중반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현재도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출직 공무원 중 아태계 비율은 연방 차원에서는 전체의 2.8%, 주에서는 2.1%, 카운티에서는 0.5%, 시에서는 2.4%를 각각 차지했다.
아태계 선출직 공무원은 형사·사법 계통에서 가장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2020년 당선된 전국 검사장 2,539명 중 아태계는 6명 뿐으로 비율로는 0.23%에 그쳤다. 또 셰리프국장 3,035명 중 아태계는 2명 뿐으로 비율로는 0.07%를 나타냈다.
RDC 측은 “(미국의) 정치적 권력은 처음부터 백인들에게 집중돼 왔고 우리는 여전히 그 한계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RDC 측은 아태계의 정치적 대표성이 확장되면 아태계를 위한 정책 변화가 나타나고 지역사회의 다양성이 고려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정치력 신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아태계 선출직 공직자 비율이 전국서 가장 높은 도시는 북가주 프리몬트로 나타났으며, 남가주 어바인이 2위, 북가주 샌프란시스코가 3위였다. 프리몬트는 인구 중 아태계 비율이 54%, 선출직 공무원 중 아태계 비율이 57%로 각각 나타났으며, 어바인은 40%, 40%, 샌프란시스코는 34%, 33%로 각각 조사됐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