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총기참변' 가족 추모 발길 "가슴 찢어져"…추모예배 눈물바다

미주한인 | | 2023-05-12 09:48:44

총기참변 가족 추모 발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댈러스 한인센터 분향소에 조문객 줄이어…교회 예배엔 수백명 참석

고펀드미 모금액 약 187만달러 "살아남은 아이 위해 쓸 것"…"너를 위해 기도할게"

11일 오후  텍사스주 댈러스 한인문화센터에 마련된 '앨런 몰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유성주 댈러스한인회장(오른쪽)이 추모객을 맞고 있다.
11일 오후 텍사스주 댈러스 한인문화센터에 마련된 '앨런 몰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유성주 댈러스한인회장(오른쪽)이 추모객을 맞고 있다.

텍사스주 쇼핑몰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한인교포 일가족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현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11일 오후 텍사스주 댈러스 한인문화센터에 마련된 '앨런 몰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 분향소는 이번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한인교포 조모(37)·강모(35)씨 부부와 3세 아이를 비롯해 희생자 8명 전체를 기린다는 취지로 댈러스 한인회가 마련한 추모 공간이다.

 

추모객들은 비통한 표정으로 헌화하고 묵념하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댈러스에서 30여년간 살았다는 손모(83)씨는 "소식을 듣고 나서 마치 내 식구가 당한 것 같은 마음"이라며 "가슴이 아주 찢어진다"고 애통해했다.

손씨는 "이런 사고는 우리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건 뭐 조심할 새도 없이 당한 거라 참 허망하다"며 탄식했다.

 

50대의 박모씨 역시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안타까운데, 특히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남겨진 아이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가족과 함께 온 40대 윤모씨는 희생자 가족과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했다.

윤씨는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아무리 많이 나도 그저 먼일로만 여겼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벌어질지 몰랐다"며 "너무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 며칠째 잠도 못 자다가 애도하는 마음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분향소는 지난 9일 설치돼 오는 13일까지 운영된다. 한인회 측은 토요일인 13일에 조문객들이 특히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유성주 댈러스 한인회장은 "우리 한국인 가족이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희생된 데다 아이가 홀로 남겨졌다는 게 너무나 큰 비극"이라며 "그동안은 그저 '세상이 악하구나' 생각하는 정도였는데 이번 일은 정말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저뿐만 아니라 이곳 시민들 모두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 가족의 아이가 정말 어려운 환경으로 남겨졌지만, 이렇게 함께 슬퍼하고 추모했던 마음들을 기억한다면 좋은 사람으로 커갈 수 있지 않겠나 싶다"며 "앞으로도 우리 힌인회에서 힘껏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에는 조씨 가족이 다니던 교회에서 추모예배인 '천국 환송 예배'가 열렸다.

예배가 진행된 교회 본당을 포함해 체육관까지 수백명이 자리를 메웠고, 함께 슬픔을 나누며 고인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교인들과 조문객들은 장례식이 시작되자마자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고, 유족의 조사(弔辭)가 이어질 때는 곳곳에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1시간가량의 예배가 끝난 뒤 식장을 나오는 이들의 눈은 대부분 충혈돼 있었다.

교회 측은 조용히 장례를 치르기를 원하는 유족의 뜻에 따라 이날 예배에 "가급적 가까운 지인들만 참석해 주시길 바란다"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렸다. 또 사진과 촬영 등 언론 취재도 전면 금지했다.

장례식장 주변은 현지 경찰 여러 명이 출동해 엄호했다.

 

조씨 가족은 지난 6일 오후 지인 모임에 참석한 뒤 큰아들이 나흘 전 생일선물로 받은 옷을 다른 사이즈로 바꾸러 가까운 앨런 아웃렛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부부와 작은아들이 현장에서 숨졌고, 큰아들인 6세 아이는 어깨에 총상을 입고 수술받은 뒤 현재 회복 중이다.

사건 직후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희생자들 가운데 엄마가 아이를 꼭 안고 몸으로 보호해 아이만 생존한 사례가 있었다고 증언했는데, 한인 가족 외에는 아이만 살아남은 사례가 없어 조씨 가족의 이야기로 추정됐다.

사건 이틀 뒤인 8일에는 미국의 모금·후원 사이트 '고펀드미'에 이 가족을 위한 기부 페이지가 개설됐고, 현재까지 사흘 여간 187만1천290달러가 모금됐다.

10일 이 페이지에는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는 사랑과 기도에 깊이 감사드린다"는 인사와 함께 유족인 조씨의 아버지가 이 페이지 계정을 맡아 관리하고 모금액을 모두 아이를 위해 쓸 예정이라는 내용이 게시됐다.

조씨의 아버지는 또한 이날 아이가 집에서 잘 지내고 있으며 이 시점에서 모금을 더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더 후원을 하고 싶다면 이번 비극을 당한 다른 가족을 위해 기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페이지 밑에는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너를 위해 기도할게", "하늘에 계신 부모님의 사랑을 항상 느끼기를" 등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바라며 응원하는 후원자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연합뉴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국 원정출산 산모 수술후 후유증 사망
미국 원정출산 산모 수술후 후유증 사망

한국 알선업체 통해 와괌 리조트에 혼자 방치적절한 치료 받지 못해 한국 알선업체를 통해 미국령인 괌으로 원정출산을 온 한국인 산모가 출산 12일 만에 사망하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또 한인학생 대상 인종차별 ‘학폭’ 사건

가톨릭 고교 하키팀서욕설·왕따 등 따돌림샤워실 알몸 몰카까지학교 측은 미온 태도부모“끝까지 싸울 것” 한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적 학교 폭력 사건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드러

“모친 살해 한인, 정신분열증 앓았다”

기도를 위해 머물렀던교회사택서 참극 발생“목사가 발견해 신고” 자신의 어머니를 무참히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7일 경찰에 체포된 한인 존 김(39·본보 11일자 A1면 보도

모친 폭행살해 혐의 30대 한인남성 체포
모친 폭행살해 혐의 30대 한인남성 체포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서현장서 경찰에 붙잡혀2급 살인 혐의로 수감 30대 한인 남성이 자신의 노모를 무참히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전국 주의회서도 한인 정치인들 대거 당선 ‘약진’
전국 주의회서도 한인 정치인들 대거 당선 ‘약진’

전국 한인 후보들 선전  지난 5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각급 선거에서 한인 후보들의 승전보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동부 뉴욕부터 최서단 하와이까지 미 전국에서 출마한 한인들

[인터뷰] “이민사 120년 만의 기회… 새로운 역사 쓰겠다”
[인터뷰] “이민사 120년 만의 기회… 새로운 역사 쓰겠다”

연방상원 앤디 김 당선인“미주 한인사회 위해 발 벗고 나설 것”한인 차세대에“우리의 목소리 내자”  한인 최초로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된 뉴저지주의 앤디 김 당선인이 5일 밤 당선 소

앤디 김 당선… 한인 최초 연방상원의원 탄생
앤디 김 당선… 한인 최초 연방상원의원 탄생

연방하원 3선 중동통… 기득권 혁파 승부수 “한인사 120년만의 성과…겸손히 임할 것”   한인 최초로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 당선인이 지난 5일 뉴저지주 체리힐의 더블트리

페루서 고아들에 헌신하던 미주 한인의 ‘비극’
페루서 고아들에 헌신하던 미주 한인의 ‘비극’

현지 봉사활동 떠났다가강도 폭행에 ‘식물인간’2년만에 결국 하늘나라로가족“한인들 도움 절실” 정성범씨와 에밀리 부부가 페루 아이들과 함께 한 모습. [가족 제공] 지난 2020년

한인 남성, 75세 여성 성폭행 체포

샌디에고 카운티 지역서 반려견 돌봄 위장 침입  50대 한인 남성이 75세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샌디에고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솔라나비치에 거주하는 52

마약자금 세탁·거액 탈세 한인 ‘유죄’

LA 의류업체 업주 부자“최대 1억달러 벌금 가능” 4년 전 약 2,5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탈세한 혐의로 적발된 의류업체 ‘세투아 진’의 한인 업주와 그의 아들에게 유죄 평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