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후원 이민 120주년 기념 태평양 요트 횡단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LA를 출발해 하와이를 거쳐 인천까지 대장정에 나선 태평양 요트횡단 원정대가 2차 기항지인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에 7일 오후 1시(현지 시간) 무사히 도착했다. 지난 달 10일 1차 기항지였던 하와이 호놀룰루를 떠난지 27일만이다.
3,200마일의 2차 항해를 무사히 마친 남진우 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원정대가 사용하는 위성전화 회사의 인공위성에 문제가 발생, 1주일간 외부에 연락할 방법이 없어 애를 먹기는 했지만 1차 항해 때와는 달리 기상 상태가 양호해 순조로운 항해를 할 수 있었다”고 도착 소감을 밝혔다.
유도열 대원은 “사이판에 도착하자마자 고향인 인천시에 해외 한인들의 숙원이었던 재외동포청이 들어서는 게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이로써 이민사의 출발지였던 인천까지의 대장정이 더욱 의미가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북마리아나 사이판 한인회(회장 유지광)는 환영식을 열고 원정대의 노고를 격려했다. 조진구 총무이사는 “유지광 회장이 서울 출장을 떠나 자리를 비웠지만 김형진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김철진 이사, 임미영 사무장 등 10여명의 한인회 관계자들이 이민 선조들의 발자취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원정대의 뜻깊은 도전에 함께 하는 의미에서 환영식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사이판부터는 한국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예비역 중령인 이승석 대원이 합류해 최종 목적지인 인천까지 동행한다. 이 대원은 한국에서 말레이시아까지 요트 항해 경험이 있으며, 요트로 세계 일주를 계획하고 있는 베테런이다. 그는 “대장정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인 사이판-인천 구간에 동참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원정대가 안전하게 항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정대는 사이판에서 배 수리와 정비를 마치고 오는 10~11일 사이 사이판을 출발, 대한해협을 거쳐 인천까지 3차 항해에 나설 계획이다. 인천까지 항해 거리는 2,000마일 정도. 3주를 예상하고 있다.
LA-하와이, 하와이-사이판, 사이판-인천 등 3구간으로 나눠진 항로 중에 제일 짧은 거리지만 대형 선박들의 이동이 많은 곳인데다 5월 중순 이후 기상상황을 고려할 때 난이도가 가장 높은 항로라고 원정대는 파악하고 있다.
최종 기항지인 인천에서는 인천시 요트협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공식 환영 준비가 한창이다. 요트협회의 최경선 명예회장과 최강열 전 회장은 “오는 9일 인천시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환영행사 계획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진재광 인천시장 특별보좌관은 “때마침 인천시가 재외동포청을 유치할 수 있게 돼 기쁨이 두배”라면서 “요트협회와 협력해 원정대 맞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