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원해결 업무 효율성 강점
인천“이민의 역사 숨 쉬는 곳”
제주“재외동포재단 연속성 유지”
올 6월5일 공식 출범을 앞둔 재외동포청이 어디에 세워질 지를 두고 지방자치단체들간 막판 유치전이 뜨겁다.
서울, 인천, 제주 등이 재외동포청 유치를 희망하는 가운데 정부 당국의 최종 유치도시 발표가 임박해지면서 지자체간 경쟁이 더욱 가열되는 모습이다.
올 3월 재외동포청 신설을 포함한 개정 정부조직법이 공포되고 최근 재외동포기본법까지 국회를 통과하며 법적 제도적 기반은 모두 갖춰진 상황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재외동포청사를 어디에 두느냐’ 정도. 그간 4월 중순 소재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외교부가 해외동포 대상으로 추가여론 수렴에 나서는 등 검토가 길어지고 있다.
우선 인천시는 재외동포청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광역자치단체로 꼽힌다. 인천시는 해외 동포들이 입국할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인천국제공항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유정복 시장도 지난해 11월부터 유럽, 미국 하와이 등 해외 출장을 다니며 직접 한인 사회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1902년 국민 121명이 인천 제물포항을 통해 하와이로 이주하는 등 인천은 이민의 역사가 숨 쉬는 곳”이라며 “인천이 다시 재외동포들의 중심지로 부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서울도 유력 후보지 중 하나. 재외동포청이 국방 교육 세무 등 여러 정부 부처에 걸쳐 해외 동포들의 민원 해결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업무 효율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서울이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제주도는 현재 재외동포재단이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재외 동포 총괄 업무 역시 제주로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 지역 시민사회는 ‘재외동포청 제주 서귀포 사수 범도민 운동본부’까지 만들고 유치전에 뛰어든 상태다.
재외동포청 소재지 발표가 지연되는 중에 최근 재외동포청 소재지 관련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이 올 3월 해외 동포 2467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70%(1736명)가 “재외동포청 소재지로 서울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인천과 제주는 “미리 결론을 내놓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설문을 진행한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경실련은 논평을 내고 “외교부가 ‘재외동포청 소재지는 서울’이라는 정답을 구하려는 듯 설문조사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외동포청 제주 사수 본부’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재외동포청이 타 지역에 생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재외동포청 소재지는 이르면 5월 초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발표가 늦어지는 건 종합적인 검토 시간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이라며 “재외동포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곧 소재지를 발표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