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의사 양육권 분쟁, 음료수에 세척제 첨가
어바인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의사 부부가 불화 끝에 자녀 양육권 분쟁을 벌이던 중 아내가 남편이 마시는 음료에 하수구 세척제를 몰래 넣어 독살을 시도한 게 발각돼 검찰에 전격 기소됐다.
6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어바인에 거주하는 방사선과 전문의 잭 첸(53)은 지난해 4월부터 피부과 의사인 아내가 주는 차(tea)에서 이상한 화학적인 맛이 나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의심을 품은 그는 집 안에 감시카메라를 몰래 설치했다.
그 결과 감시카메라에 찍힌 영상에는 첸의 아내인 에밀리 유(45)가 작년 7월11일과 18일, 25일에 찻잔 안에 액체로 된 하수구 세척제 ‘드레이노’를 붓는 장면이 포착됐다.
첸은 어바인 경찰국에 이 영상을 제출했고, 아내 에밀리 유가 건넨 차의 일부는 연방수사국(FBI)에 보냈다. FBI는 조사 결과 첸이 제출한 차의 샘플에서 하수구 세척제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개월 동안 세척제가 섞인 차를 마신 첸은 위궤양과 식도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렌지 카운티 검찰은 5일 에밀리 유가 3건의 독살 혐의와 1건의 가정폭력 혐의에 대해 대배심에 기소됐다고 밝혔다. 에밀리 유는 오는 4월18일 재판을 받게 되는데, 최대 8년8개월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검찰은 밝혔다.
앞서 에밀리 유는 지난해 8월 체포됐었으나 3만 달러의 보석금을 지불하고 석방된 바 있다. 에밀리 유의 변호사는 지난해 8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남편을 독살하려는 혐의에 대해 명백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밀리 유는 미션비에호에서 피부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주 메디컬 보드는 조만간 그녀의 의사 면허 정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토드 스피처 오렌지카운티 검사장은 “우리 모두 집에서는 가장 안전함을 느껴야 한다”며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의료인이 남편에게 해를 가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잭 첸은 에밀리 유의 접근금지 명령을 요청하는 동시에 지난 10년간의 결혼생활에서 아내가 자신과 두 자녀에게 물리적, 정식적 학대를 하는 등 가정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첸은 이혼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