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 등 외신 주목 갱단 활동⋯14년간 복역 후 출소 교도소서 영주권 신청 기회 놓쳐
LA 갱단원으로 살인 혐의를 저질러 14년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최근 한국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한 한인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져 미 언론들까지 주목하고 있다.
19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한인 저스틴 정(33·사진)씨는 16세 때 저지른 살인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교도소에서 14년간 복역했고, 교도소에서 영주권을 신청하지 못한 그는 최근 한국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했다.
정씨는 팟캐스트와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서 지내고 싶다”며 “제가 지은 죄에 대해서는 평생 자책하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토로했다.
두 살 때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 정씨는 LA에서 작은 옷 가게를 운영하던 이민자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밤낮으로 일하던 부모님으로 인해 늘 홀로 집에 남겨졌던 정씨는 고등학생 때 랜초쿠카몽가의 한인 갱단 ‘한국 보이즈’(Han Kook Boys)에 가입했다.
이후 2006년 8월17일 정씨는 로랜하이츠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 또 다른 한인 갱단과 충돌해 패싸움을 벌였고, 이때 정씨가 가한 총격에 의해 남성 1명이 사망했다.
숨진 희생자는 갱단 멤버도 아닌 21세 일반인이었다. 희생자 황모씨는 대만계 미국인으로 8세 때 이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갱단의 보복이 두려워 살던 집을 팔고 거주지를 옮겼다.
2007년 10월 17일 캘리포니아주 포모나 법원 배심원단은 정씨에게 1급 살인죄를 선고했다. 판사는 정씨에게 징역 82년형을 선고했다. 펠리컨베이 교도소에 수감된 정씨는 성경 공부를 시작하며, 지난 날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교도소에서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했다.
이에 2018년 제리 브라운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정씨의 형을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 정씨는 총 14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지난 2020년 6월 가석방 명령을 통해 출소했다. 그러나 수감생활로 인해 영주권 신청 시기를 놓친 정씨는 추방 명령을 받아 이민국으로 이송됐다.
이민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씨에게 전자 발찌를 부착하고, 정기적으로 거주지 보고를 하는 조건으로 정씨를 풀어줬다.
한편 정씨의 범죄행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고 LA 타임스는 전했다.
추방될 위기에 놓인 정씨의 사연을 들은 한 팟캐스트 사용자는 “당신은 누군가의 소중한 목숨을 잃게 했고, 14년 동안 교도소에 복역한 걸로는 죄가 씻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족들도 “정씨의 행동은 우리 가족이 아들을 잃었을 때의 고통을 다시 상기시킨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황씨의 친구도 “정말 희생자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면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라”며 “그것이 신의 뜻”이라고 전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