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권은 모두 교단에” KPCA측 주장에 반박
LA 한인사회의 대표적 교회 중 하나인 나성영락교회(담임 박은성 목사)가 소속 교단이던 해외한인장로회총회(KPCA)와의 분쟁 속에 교단을 탈퇴한 가운데, 교단 측이 나성영락교회의 건물 등과 교회 예산 등 재산권이 모두 교단에 속해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나성영락교회 측은 이미 당회와 공동의회 표결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소속 교단에서 탈퇴해 이미 독립교회이기 때문에 교단 측의 이번 소송은 근거가 전혀 없고, 교단 측이 광고 등을 통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교단 측이 불분명한 규정을 근거로 교회의 재산권을 찬탈하려는 억지 소송이라는 입장이다.
LA 카운티 수피리어코트에 따르면 KPCA 교단 측은 나성영락교회 박은성 담임목사와 주요 장로 등 총 16명, 그리고 3개 한인 은행들을 상대로 지난 3월11일자로 소송을 제기했다.
교단 측은 소장에서 ▲나상영락교회의 예산 등 재산권 운영 권리는 교단의 규정에 따라 구성된 위원회, 즉 교단 측에 있고 ▲교회 건물 등 자산에 대한 권리도 교단이 행사해야 하며 ▲한인 은행들에 개설돼 있는 나성영락교회 계좌 동결 ▲박은성 담임목사 목회 자격 중단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21일 나성영락교회 대책위원회 측은 목사 및 장로들에게 보낸 공식 입장문을 통해 “나성영락교회는 가주에 등록된 비영리 종교 재단이며 독립 법인 단체로, 본 교회 법인 장정에 따르면 교회의 모든 재산권은 나성영락교회에 속하며, 모든 재산소유 문서도 동일하게 이를 명시하고 있다”며 “KPCA 교단 헌법에는 지교회의 재산이 총회나 노회 이익을 위해 신탁구좌에 보존된다는 규정이나 반환 조항이 없는데, 그럼에도 총회는 불문명한 규정을 근거로 억지 재산권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성영락교회 측은 “나성영락교회는 교단 탈퇴 후에도 담임목사와 교회 지도자들이 전과 다름 없이 교회를 신실히 섬기고 있다”며 “하지만 얼마전 KPCA 총회가 사회 법정에 본 교회를 고소했고, 이는 총회가 교회 재정을 동결하고 교회 재산권을 찬탈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나성영락교회 측은 또 입장문에서 ▲나성영락교회는 캘리포니아주에 등록된 비영리 종교 재단으로 독립 법인 단체이며 ▲주법에 따라 본 교회의 정관 수정 권한은 교회가 가지고 있으며 ▲KPCA 교단은 교회의 연합체로 나성영락교회의 교인 회원, 제직 및 당회원이 아니므로 소송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나성영락교회 측은 이어 “KPCA가 담화문에서 ‘총회가 개별 교회 재산을 소유할 수 있는 법이 없으며, 총회 역시 나성영락교회의 재산을 빼앗을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총회가 실제로 사회 법정에 본 교회를 고소한 내용과는 상반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21일 KPCA 사무총장인 김광철 목사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한편 나성영락교회와 KPCA 간 분쟁은 지난해 일부 교인들이 교회의 장학금 기금 사용 문제를 빌미로 박은성 담임목사와 시무장로 등을 교단에 고발하면서 불거졌었다. 이에 대해 나성영락교회 측은 장학금 관련 행정오류에 대해 교회 차원에서 조사를 통해 모든 것을 바로잡았다고 밝혔었다.
한편 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성영락교회가 소속됐던 KPCA는 나성영락교회 담임목사였던 고 김계용 목사의 주도로 1976년 설립돼 현재 한국을 제외한 해외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한인 교단으로 성장한 교단으로, 나성영락교회가 교단에 소속됐을 당시에는 사실상 교단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는 게 교계의 평가다.
KPCA을 비롯한 한인 교단들의 경우 각 교단마다 규정이 제각각이고 재산권 규정도 느슨해 나성영락교회의 교단 탈퇴에도 불구하교 교회 측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돼왔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