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대화 아시안 세대간 유대감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안 증오와 차별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가운데,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젊은층이 이민 1세대인 부모와 인종차별에 대해 대화하기 시작하며 유대감를 형성하거나 세대간 이해를 넓히고 있다고 LA 타임스(LAT)가 5일 보도했다.
LAT는 아시안 증오사건의 증가는 아시안이 인종차별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세대 차이를 드러내는 계기도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민 1세대 아시안들은 미국에서 안정적인 삶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던 경우가 많은데, 조국에서 전쟁을 경험한 경우도 있기에 몇 마디의 추한 말이나 신체적인 공격조차 그들이 예전에 경험한 것에 비하면 하찮게 여겨진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태어난 그들의 자녀와 손주들은 미국인으로 자랐고 자신들이 이방인으로 여겨지는 상황을 용납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일부 젊은층 아시안들은 부모세대가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태도를 이해하지 못할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LAT는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급증하고 있는 아시안 증오범죄 증가와 애틀랜타 총격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들을 계기로 점점 젊은층과 부모세대 간에 그동안 터놓고 대화하지 못했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대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아시안 겨낭 범죄 급증은 미국에서 출생한 아시안 2세와 3세들도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LAT는 다수 아시안 가정의 사례를 전했다. 그 중 아캐디아 하이스쿨에 재학 중인 벡키 첸 학생의 경우 어머니가 이민 1세대 한인이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어머니와 인종차별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LAT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미국 입국 시 출입국 관리소에서 부터 당한 차별을 처음으로 털어놓았고, 그녀의 자녀들이 소수자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아시안이 많은 아캐디아로 이사했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또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을 비난하는 등 흑인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민감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또한 LAT에 따르면 실비치에 살고 있는 68세 김정은씨는 이민 1세대로 인종차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펜데믹 기간 자녀들이 경험한 인종차별 경험에 대해 알게 됐다. 인종차별에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하면서 세대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컨대 중국인 비하발언으로 조롱을 당한 자녀에게 그럴땐 중국인이 아니라고 말하라고 조언했지만, 자녀는 타인종이 아시안을 구분할 줄 모르는 상황에서 그런한 방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 역시 깊어졌다고 LAT는 전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