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장해 ID 조작, ‘Zelle’ ‘벤모’ 등 이용
#피해 사례 1: 한인 A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본 물건이 마음에 들어 해당 물건을 젤(Zelle)을 통해 구입했다. 그런데 A씨가 구매한 물건은 수주일이 지나도 배송되지 않았고, 물건 판매자는 잠수를 탄 상태다.
#피해 사례 2: 로라 볼씨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은행계좌에 몇 차례 해킹 시도가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은행 측은 해킹 시도를 막기 위해 확인할 것들이 있다며, 볼씨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몇분 뒤 볼씨의 계좌에서는 1만8,500달러가 빠져나가 있었다. 은행 발신 ID를 통해 사기꾼들이 볼씨에게 스캠 전화를 건 이른바 ‘스푸핑’(spoofing) 범죄에 걸려든 것이다.
최근 벤모(Venmo)나 젤(Zelle)과 같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간편하게 송금을 할 수 있는 앱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이를 이용하는 한인들도 많은 가운데 이 같은 송금 앱을 악용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기범들은 온라인에서 가짜 물건을 판매해 젤과 벤모를 통해 돈을 갈취하거나, 발신자 ID도 조작해 은행인 것처럼 가장해 문자, 전화를 한 후 금융정보를 얻어 돈을 인출해 가는 방법을 주로 쓰고 있다.
젤을 통해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추후 사기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돈을 되찾을 방법은 거의 없어 문제가 크다. 돈을 보내기 전 주의를 해야하는 데 사기범들의 수법이 워낙 치밀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인들도 편리함과 신속성 때문에 스마트폰 송급 앱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결혼 축의금이나 장례 조의금, 현금 생일선물 등 많은 용도로 송금 앱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 감시위원회의 제이미 코트는 “은행업계는 젤 관련 사기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모나 젤 측은 사기 피해 예방 및 대처를 위해 사내에 전담팀을 만들어 운영 중이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기는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온라인 사기꾼들은 추적하기가 힘들고 특히 돈을 간편 송금 앱을 통해 직접 송금하는 경우는 다시 되찾기 힘들다”며 “벤모나 젤은 원래 온라인 거래 앱이 아닌 친구나 가족 등 신뢰관계에 있는 사용자들끼리만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온라인 거래 시 이러한 간편 송금 앱을 사용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한편 벤모와 젤 측도 이용약관을 통해 ▲원칙적으로 친구 사이에서 이용하도록 만든 앱으로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들끼리 이용해야 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송금해서는 안 되며 ▲특히 크레이그리스트를 통한 중고거래 시 거액의 체크를 받은 뒤 차액 송금 요구는 거절할 것 ▲낯선 사람과는 가급적 거래를 피할 것을 권고하고, 사측은 구매자나 판매자 보호의무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