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실행위, 김홍기 임시담임 거부 결의
김세환 정직, 동성애 교단분리 연관의혹
아틀란타 한인교회와 연합감리교회(UMC) 북조지아연회(감독 수 호퍼트-존슨) 사이의 관계가 점점 더 악화되는 모양새다.
한인교회 최고 임원회의인 실행위원회(위원장 이종태 장로)는 지난 20일 42명의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화상회의를 갖고 연회가 파송한 김홍기 임시 담임목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재확인했다.
21일 저녁 수요예배 시 실행위는 관례에 따라 부목사인 박동규 목사가 강단에 서 예배를 인도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나 김홍기 목사가 자신이 설교하겠다고 고집해 박 목사가 강단에서 내려오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교인들은 김홍기 목사에 대한 물리적 저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연회가 교회와 교인들을 상대로 법적인 실력행사를 할 경우를 대비한 신중한 행보로 풀이된다.
22일 저녁에는 연회 부감독이 한인교회를 방문해 한인교회 목회협력위원회(위원장 이혁 장로)와 김홍기 목사 파송 거부 사안을 협의한다. 그러나 한인교회 교인들 일부는 회의를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연회가 김홍기 목사 파송 전부터 감리사를 통해 교회와 협의를 했지만 결국은 연회 뜻대로, 일방적으로 결정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일련의 협의 수순이 교회재산 압류, 교회 폐쇄로 가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김선필 부목사의 재정비리 의혹 고발로 촉발된 아틀란타 한인교회 사태는 감사를 거쳐 지난 7일 연회가 4명의 목사를 기소하고 30일 이내에 본인의 혐의점을 북조지아연회 조사위원회에 소명하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다. 이후 연회와 기소된 목사들은 합의(resolution) 혹은 재판 회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김세환 아틀란타 한인교회 담임목사는 기소와 재판 과정이 종료될 때까지 정직이 연장됐다.
연회의 감사 결과에 따른 김세환 담임목사의 혐의점은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연회가 김세환 목사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면서 기소장 내용에 대해 함구하도록 명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인교회 내부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발견된 김 목사의 개인비리는 거의 없고 한인교회가 오래 전부터 관행으로 확립한 교회행정 및 재정 관행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교회는 지난 2016년 김세환 목사 부임 후 예배 출석자 수가 어린이와 청소년 포함 2천여명으로 대폭 늘어났고, 재정적으로 안정된 상태다. 김세환 목사 부임 시 건축 등으로 인한 부채가 900만달러였으나 5년 만에 600만달러 이상을 상환했다. 한마디로 안정적으로 부흥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연회는 왜 김세환 목사를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보일까. 겉으로는 재정문제인 것으로 비쳐지지만 한인교회 사태의 흐름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UMC가 내년 총회를 통해 동성결혼 찬반에 따라 교단 분립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 호퍼트-존슨 감독은 동경결혼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갖고 있는 마리에타 마운트 베델교회 문제를 세상 법정으로 끌고갔다. 이에 교단 분립을 앞두고 연회 내 대형교회 보수적 입장의 목회자들을 제거하려 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신문 AJC는 최근 호퍼트-존슨 감독의 조치를 “놀라운 결정”이며 “극단적으로 드문 조치”라고 평가했다. 쥬시 에큐메니즘(Juicy Ecumenism)이란 한 매체는 호퍼트-존슨 감독이 “감리교 깡패”(Methodist bully)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고 비난했다.
감독이나 감리사는 교회 내부의 문제를 조용하고 은밀하게, 그리고 화해적으로 풀어야 하는 것이 성경적 가르침이다(고전 6장). 그러나 감독은 고발자인 김선필 목사를 존스크릭한인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로 파송했다. 쟁송 당사자의 한쪽편 손을 이미 들어준 것이다. 피고발자는 지난 3월부터 정직으로 강단에 서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형평성을 잃은 처사다. 또 감독은 김세환 목사에게 “당신은 한인교회로 돌아갈 수 없고, 당신은 끝났어”라고 말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김세환 목사에 대한 연회의 제거 방침은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교인총회에 참석했던 한인교회 한 교인은 단체 소통의 장에서 “UMC 교단으로부터 이런 모욕과 (푸)대접을 받으면서 우리가 교단에 소속돼야 하는가 의문”이라며 “우리 아이들과 다음 세대의 한인교회를 위해 결단이 필요한 때”라는 글을 적었다.
한인교회 사태가 강단에 무지개 깃발을 꽂으려는 세력의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이라면 아틀란타 한인교회 교인들은 과연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