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미성년자들인 10대를 대체 인력으로 고용하는 한인 업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고용 현장에서 미성년 취업 법규들이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어 한인 업주들의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한인 업주들이 10대 미성년자들의 고용에 나서는 데는 전국적인 구인난 때문이다.
지난 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4월에 취업한 십대들의 수는 대략 25만6,000여명으로 신규 취업자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10대들의 실업률은 195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10대 미성년자들을 고용하는 한인 업주들도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여름방학 시즌을 맞아 용돈도 벌고 사회 경험을 쌓으려는 중·고등학생들이 늘어나는 상황도 겹쳐 있다.
문제는 미성년자 취업 증가와 함께 관련된 노동법 위반 사례들도 늘어나 한인 업주들의 피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이 가장 먼저 지적하는 것이 서류 미비다. 미성년자를 직원으로 고용할 때는 채용 가능 여부와 허가서가 필요한지를 학교와 보호자에게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현실은 이와 달리 미성년자들의 말만 믿고 나이 확인도 하지 않고 학교 허가 여부도 확인하지 않는 관례가 굳어져 있다.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취업을 원할 경우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이 ‘취업노동 허가서’다. 업주는 취업을 희망하는 미성년자가 학교에서 가져온 양식을 함께 작성한 뒤 미성년자 부모의 서명을 받는다. 이 양식을 학교에 제출하면 학교 관계자가 허가를 내준다.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아동 학대 및 방임 방지를 위한 ‘의무 보고자 위임과 교육’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AB 1963’ 법안은 직원 5명 이상인 업체를 대상으로 미성년자를 고용할 때 사내에 전담 보호 직원(성인)을 지명하고 미성년자 학대 및 방임을 신고해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 지명된 직원을 온라인을 통해 의무 신고자에 대한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미성년자의 나이를 확인하는 것도 한인 업주들이 잊지 말고 해야 할 일이다. 연령에 따라 일의 종류와 노동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2~13살 미성년자들은 개인 심부름이나 집안 일, 신문 배달과 같이 일의 종류에 제한이 많다.
14~15살 미성년자들은 소매업소, 식당, 사무직 등의 일을 할 수 있지만 건설이나 기계 작동 작업, 제조 등의 일은 할 수 없다. 16살 이상의 미성년자들은 연방정부가 정한 위험한 근무 조건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일을 할 수 있다.
노동 시간과 관련해 12~15세 미성년자의 하루에 8시간, 주 40시간 넘게 일해서는 안 되며 오전 7시 이전이나 오후 7시 이후에는 일할 수 없다. 단, 6월1일부터 노동절 사이에는 밤 9시까지 가능하다. 16~17세 미성년자의 경우 하루 8시간, 주 48시간 이내에서 취업이 가능하다. 오전 5시 이전이나 오후 10시 이후에는 일할 수 없다.
이 같은 근무 조건을 어길 경우 ‘클래스 B’ 위반에 해당돼 첫 번에는 500달러 두 번째부터는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미성년자를 고용했더라도 성인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법규에 정한 최저임금과 오버타임을 지급해야 하며 미성년자 직원의 신상정보와 근무시간, 임금 지불 관련 서류들은 최소 3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아직도 많은 한인 고용주들이 방학 기간 중 구직에 나서는 학생들이 학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최근에 연방노동부의 감사에 이 사실을 적발당한 한인 식당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