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문제연구소, ‘2020년 상담통계’
배우자 불화 58건, 부모•자녀간 갈등 31건 작년보다↑
#40대 중반의 한인 K모씨는 최근 사업에 성공한 뒤 친정 부모님을 무시하는 남편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친정 부모님은 15년 전 결혼할 당시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남편을 위해 학비를 도와주었고, 졸업 후 사업자금도 지원해주었다. 남편은 사업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친정 부모님에게 무척 자상하고 착한 남편이었지만, 최근 사업이 성공한 이후 갑자기 돌변한 것. 이에 대해 남편은 “사업을 성공하기 전까지 친정으로부터 엄청난 무시를 받았었고 정말 죽고 싶었다”며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J모 부부는 최근 형제들의 다툼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다. 어려서부터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던 형제이긴 했지만 큰 말썽 없이 지내왔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터진 이후 집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다툼이 잦아지고 있는 것. 21세와 17세인 두 자녀는 잦은 일에도 매일 매일 치고받고 싸우면서 원수처럼 지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형을 무지막지하게 폭행해 고막을 터트린 동생이 경찰에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한인 가정의 가족 간 불화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문제연구소(소장 레지나 김)가 29일 발표한 ‘2020년 상담통계’에 따르면 가족 간의 불화로 상담 받은 건수는 58건으로 지난 해 50건보다 증가했다.<표 참조>
부모와 자녀 간 갈등 역시 올해 31건이 발생해 지난 해 14건 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면서 배우자 간 불화와 부모·자녀간의 갈등이 예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지나 김 소장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인 만큼 서로를 배려해주는 마음이 절실한 때”이라며 “갈등이 생기더라도 어렵겠지만 서로 터놓고 속마음을 드러내고 대화를 시작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가정문제연구소는 올해 총 752건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