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준비·운영의 지휘봉을 한인 1세 여성이 맡아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마샤 리 켈리(사진) 총괄 대표‘다. 그는 지난 2016년 7월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총괄책임자를 지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재선의 길목으로 가는 두 차례의 전대를 연달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은 것으로, 이번에 최고 책임자인 CEO로 ’승격‘된 셈이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이너서클’임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켈리 총괄대표는 4년 전 전대에서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으로 2008년, 2012년 공화당 전당대회 때도 참여한 것을 비롯해 대규모 컨벤션을 치러본 경험이 많은데 이번에 운영 총괄책임자를 맡게 돼 무한한 자부심과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각오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오렌지카운티 라구나니겔에서 클리블랜드로 1년 전 이사까지 하며 행사 준비에 올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시아계로서 공화당 전당대회 CEO를 맡은 것은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켈리 총괄대표는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전당대회 준비팀의 역할을 “역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칭하며 자부심을 표현한 뒤 “트럼프 행정부는 엄청난 도전과제 속에서 우리를 이끌어왔으며 이제 우리를 ’위대한 미국의 귀환‘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악관 재입성의 길은 전대로 시작한다”고 이번 전대의 의미를 평가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한인 이민 가정의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켈리 총괄 대표는 약 30년을 뉴욕에서 보낸 ’뉴요커‘이기도 하다.
공화당 전당대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켈리 총괄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에들어 390명의 백악관 지원 인력 등을 관리 관리감독하는 백악관 관리행정국장을 맡는 등 요직을 거쳤다.
홈페이지에는 또한 “그녀는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에 대한 미국 공식 대표단의 일원이었다”고 적혀 있다. 2018년 2월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명의 대통령 인수위 팀에서 일했으며 3차례의 공화당 전당대회에 관여하는 등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행사 전문가이다.
켈리 총괄대표는 1세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뉴욕시장실에서 경력을 시작, 과거 뉴욕시 밀레니엄 행사국장을 맡아 26시간 동안 전세계로 생중계됐던 행사를 지휘했다.
뉴욕 양키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 뒤 종잇조각들을 하늘에서 흩뿌리는 티커 테이프 퍼레이드, 뉴욕의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추모 행사, 루돌프 줄리아니 당시 시장식 취임식 등을 맡았다. 그는 9·11 희생자 추모 행사로 오전·오후 시간대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데이타임 에미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뉴욕시 밀레니엄 행사국장을 맡았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인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