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에 감염돼 사망하는 소수계 주민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AP통신이 부인과 남편 모두 코로나19로 사망한 한인 부부의 사연을 소개해 한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1일 AP는 히스패닉과 흑인 등 유색인종 커뮤니티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간 비교적 감염자가 적었던 한인 등 아시안 커뮤니티에서도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한인 이만준, 이을출씨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아시안 커뮤니티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아시안 커뮤니티의 코로나19 사망자 증가율이 35%로 급증해 히스패닉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사망자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아시안 커뮤니티의 사례로 이씨 부부의 사연을 소개한 것이다.
AP에 따르면, 이씨 부부는 뉴욕시에서 코로나19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지난 봄 코로나19에 감염돼 부부가 잇따라 사망했다.
처음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부인 이을출씨였다.
아들 찰튼 이씨에 따르면, 요양원 행정직원으로 일하던 이씨는 어느날 외출하고 돌아와 “버스에서 내리는데 누군가 내 얼굴에 대고 기침을 했다”고 말한 뒤 며칠 뒤부터 증상이 나타나 입원 치료를 받던 중 75번째 생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결국 숨졌다.
아들 이씨는 “버스에서 감염될 당시 어머니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여서 눈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 이씨의 코로나 19 감염 증상이 나타난 다음 날 남편 이만준씨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루 사이에 부부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남편 이씨는 부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들 찰튼 이씨는 “아버지는 어머니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들 이씨는 “당시 아버지는 어머니가 감염된 것이 가슴 아프다며 함께 있어도 괜찮을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남편 이만준씨는 집에서 자가 격리된 상태에서 호스피스 케어를 받은 8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버스 승객 한 사람의 기침 한 번이 이씨 부부의 비극을 만들어냈던 셈이다.
아들 이씨는 “이번 코로나19로 한인 등 아시안 커뮤니티가 큰 피해를 입었다”며 “별 도움을 주지 않았던 정부 보다 오히려 커뮤니티 단체들이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를 제공해줬다”고 말했다.
AP는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를 인용해 흑인, 히스패닉 커뮤니티와 더불어 많은 희생자가 나오고 있는 아시안계 사망자는 올해들어 최근 5년간 평균 보다 무려 30%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