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조리가 가능한 라면을 비롯한 한국산 농식품이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택 대피령’이 길어지면서 간편식을 선호하는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미주지역본부(본부장 심화섭)가 발표한 ‘미국 온라인 진출 유망 한국 식품 현황 조사’에 따르면 미국 최대 온라인 샤핑몰인 아마존을 통해 한국산 농식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이 지난 5월 하순까지 매긴 평균 평점과 리뷰(사용후기) 등을 기준으로 ‘인기 있는 한국 농식품(K-food) 상위 20개 상품’ 라면·우동 등 면류가 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스·양념류는 6개, 음료·스낵류 등 4개, HMR(가정간편식)은 2개 순이었다.
상위 20개 상품 중 1위에는 농심의 ‘사발면 닭고기맛(컵)’이 올랐다. 5점 만점에 맛 4.3점, 포장 4.4점, 가성비 4.4점의 고객 평점을 받고, 3,813개의 리뷰를 얻었다. 이어 삼양식품의 ‘화끈하게 매운 불닭볶음면(봉지)’이 2위, 농심의 ‘신라면(봉지)’과 삼양식품의 ‘핵불닭볶음면(봉지)’이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최근 들어 한국산 라면이 간식 개념에서 식사 대용으로 바뀌면서 소비자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다른 식재료를 넣어 라면을 조리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aT 미주지역본부 심화섭 본부장은 “오프라인 판매에서 온라인 상거래로 전환 속도가 코로나19로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의 구매 패턴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외식 보다는 집에서 조리해 먹는 간편식의 선호도가 높게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추장 제품 3개도 20위 안에 들었다. 청정원의 ‘순창100% 현미 태양초 찰고추장’(5위)은 5점 만점에 맛 4.5점, 포장 4.3점, 가성비 4.1점, 다용도 4.4 등 고르게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외에도 즉석밥, 즉석국 등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먹을 수 있는 HMR제품도 상위 20개 품목에 포함돼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의 변화가 이번 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라면, 스낵 등 간편식품 인기에 힘입어 대미 농식품 수출은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에서도 라면은 37%나 증가한 2,800만 달러를 기록해 인기 품목임을 증명했다.
미국의 온라인 식품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C+R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온라인 식품 구매자의 27%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더라도 온라인 장보기를 계속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 미주지역 본부장은 “비대면 판매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한국산 농식품도 신선식품 위주에서 가공식품, 특히 HMR 제품의 대미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온라인 박람회 등을 개최해 한국산 농식품 수요 확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