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남성 사연 화제
“입대 이후 3년 6개월간
너무 힘든 시간 보내
포기 않고 두드리니 열려”
외국인 특기자 모병 프로그램 ‘매브니’(MAVNI)가 중단돼 이 프로그램으로 입대가 예정됐던 많은 이민자들이 추방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매브니’로 입대해 천신만고 끝에 3년만에 시민권을 취득한 한인 남성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LA에 사는 한인 이모씨는 지난 9월 ‘매브니’로 입대한 지 딱 3년 6개월만에 시민권을 취득했다. 한때 불법신분((Unlawful Status)이 돼 미 재입국이 좌절될 뻔했던 이씨에게 시민권 취득은 마치 기적과도 같았다.
최근 한인타운에서 만난 이씨는 여전히 시민권 선서식 당시의 기쁨과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이씨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3년 6개월간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이 지치고 힘들었다”며 “포기하고 있던 순간 기적처럼 시민권을 받게 돼 뛸 듯이 기뻤다”고 말했다.
유학생으로 미국에 와 지난 2016년 4월 ‘매브니’로 입대했던 2017년 1월 시민권을 신청했지만 매브니가 중단되면서 이씨의 시민권 처리는 기약 없이 무기한 연기됐다. 매브니 중단으로 이민 당국이 입대자들의 신원조회를 늑장 처리했던 것.
지난 1월까지 미국에 머물며 하염없이 시민권을 기다리던 이씨는 한국으로 출국했으나 이번에는 재입국에서 발목이 잡혔다. 2017년 2월 학생 비자(F1)가 만료된 상태에서 미국에 체류해 잠시 ‘불법신분’(Unlawful Status)이 됐던 전력이 문제였다. ‘불법신분’은 ‘불법체류‘(Unlawful psence)와는 다른 것으로 미국 재입국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이민국 직원들조차 ’불법신분‘과 ’불법체류‘의 차이를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재입국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불법체류‘는 국토안보부에서 발급한 I-94에 명시된 체류 허용기간을 초과한 것으로 미국에 6개월 이상 1년 미만 불법체류를 했을 경우 3년 입국금지, 1년 이상 불법체류를 한 경우 10년 입국금지 조치가 취해진다.
시민권 인터뷰가 지난 8월로 급작스럽게 잡히게 돼 반드시 재입국해야했던 이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카말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 사무실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고서야 가까스로 입국할 수 있었다.
이씨는 “해리스 상원의원 사무실 측에서 세관국경보호국에서 연락해 입국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며, 매브니 문제 전문 변호사인 퇴역장교 출신 마가렛 스탁 변호사로 부터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4일 관광비자(B2)로 재입국한 이씨는 9월9일 시민권 인터뷰를 마친 후, 9월 24일 마침내 꿈에 그리던 시민권을 취득했고, 원하던 직장에 취직까지 해 이제는 이민자들과 다르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저처럼 억울하고 힘든 처지에 놓인 많은 분들이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꼭 시민권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응원메시지를 전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