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방해로 설자리 못 찾아 창고서 3년 묵히다 마침내 ‘안식처’ 찾아
이달 27일 제막식, 워싱턴 한국일보 건물 앞
3년간 창고에 보관돼 있던 ‘평화의 소녀상’이 마침내 애난데일에 설 자리를 찾았다.
2016년 워싱턴에 도착한 소녀상은 그간 워싱턴 DC를 비롯해 메릴랜드 솔즈베리 대학 등 수차례 건립이 추진됐으나 일본의 방해로 좀처럼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창고에 남게 됐었다. 그러다 최근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버지니아 애난데일에 부지를 마련하게 되면서 창고에 있던 소녀상이 빛을 보게 됐다.
조현숙 희망나비 대표는 “지난 광복절 행사의 일환으로 애난데일에 위치한 메시아장로교회에서 소녀상 공개행사를 가졌는데 이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건립 장소를 제안해 주셨고 그 가운데 한 장소를 정해 임대계약을 마치고 드디어 오는 17일(목) 기공식을 갖게 됐다”고 그간의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기공식은 17일 오후 3시, 애난데일 한국일보 건물 앞에서 열린다. 이 날부터 기반공사를 시작해 오는 27일(일) 제막식이 열릴 예정이며 한국에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참석할 예정이다.
소녀상 건립을 위한 범동포 건립위원회가 조직돼 모금캠페인을 전개하며 조현숙 희망나비 대표와 이정실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건립위원회는 보다 많은 한인단체들의 동참을 기대하며 소녀상 건립은 물론 다양한 부대 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소녀상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지메이슨대학, 조지워싱턴대학 등의 학생단체들도 동참할 예정이며 워싱턴평통(회장 이재수)과 한국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윤미향)도 후원단체로 참여한다.
이정실 정대위 회장은 “이번 소녀상 건립이 한인사회 연대의 계기가 되어 지난 하원위안부결의안의 정신을 계승하면서 앞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인들의 보다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건립위원회는 “전쟁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평화와 인권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여러분 모두가 소녀상 건립의 주인이고 소녀상 지킴이가 되어 주시길 바란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또한 애난데일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지만 앞으로 제2, 제3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워싱턴 DC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꾸준히 건립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2014년 페어팩스 카운티 청부청사 내에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됐다. 미국 최초의 위안부 기림비는 2010년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에 세워졌으며 평화의 소녀상은 2013년 캘리포니아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처음으로 세워졌다.
<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