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창간 50주년 한인의식·생활설문조사
경제문제 35% 체류신분 문제 25%
자녀 타인종 결혼엔 62% "괜찮다"
미주 한인들이 이민사회에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은 경제적 부족과 이민신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적 부족함으로 인한 가족간 갈등이 한인 이민사회에서 가장 힘들다는 결과는 5년 전 설문조사 결과와 일치해 한인사회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북한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미주 한인 10명 가운데 8명은 ‘한국에 대한 북한 핵 위협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는 창간 50주년을 맞아 LA와 뉴욕·뉴저지,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미국 내 주요 5개 광역도시 한인 밀집지역 거주 20대 이상 한인들을 대상으로 ‘미주 한인사회 의식·생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사회·정치·경제·문화/미디어 등 4개 분야에 대해 지난 2014년 창간 45주년 때 실시했던 동일한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해 지난 5년간 미주 한인사회의 의식 및 생활실태 변화를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미국 이민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묻는 질문에 경제적 부족함(35.0%)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체류 신분과 구직, 언어장벽 등 기타 답변이 25.2%로 뒤를 이었다. 이어 문화적 차이로 인한 이민생활에 외로움을 느낀다는 답변이 14.6%, 자녀교육, 부부 또는 고부 갈등 등 가족관계로 인한 어려움(6.1%) 순이었다.
5년 전인 2014년 조사 때에도 한인들이 꼽은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부족함’(29.4%)으로 변화가 없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35.0%로 높아져 경기 불황 후 전반적으로 한인들이 겪는 어려움의 체감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녀가 한인 이외의 타인종 배우자를 맞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서는 ‘절대 안 된다’는 응답이 2014년 16.9%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7.3%로 줄어들었으며, ‘괜찮다’는 응답도 5년 사이 47.4%에서 61.8%로 크게 높아져 미국에서 한인들의 자녀 결혼에 대한 한인사회의 의식도 점차 개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한인들 정당 지지도 민주당 압도적
민주40% · 공화17% ·없다 40%
4명 중 1명만 한인은행 이용도
정치 분야에 대한 조사에서는 미국의 민주당을 지지하는 한인들의 성향이 높은 것은 5년간 변함이 없었으며, 민주당 지지 응답자가 30.5%로 공화당 지지자 17.5%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시민권자 한인들의 경우는 민주당 지지 응답이 39.8%로 더 높았다.
내년 미국 대선과 관련해 지지후보의 선호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9.3%,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각각 12.2%, 다른 공화당 후보 지지는11.4% 등으로 나타나 한인들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지지율은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한인 의식 조사
경제 분야에서는 보유 차량 제조국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 가능)에서 일본차라고 답한 한인들이 71.5%였고, 한국차 보유는 16.8%로 나타났다.
미주 한인들의 주거래 은행에 대한 조사 결과 4명 중 1명은 한인 은행과 미국 은행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으며, 주류 은행만 이용한다는 한인이 60.0%에 달했다.
한편 코리아 리서치 센터(원장 주동완)가 미 동부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2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설문조사에서는 한인 1세와 2세 모두 북한의 핵 위협이 존재한다는 답변이 80%에 육박했다.
반면 극심한 식량난을 겪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원도 70%에 달하는 등 미주 한인 대다수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과는 별개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인식은 응답자 2명 중 1명 꼴로 통일을 지지하고 있으며, 세대를 초월해 통일을 위해서는 평화가 전제되거나 희생이 뒤따를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