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업소들이 밀집돼 있는 LA 한인타운 버몬트가의 샤핑몰에서 총격 사건 후 도주하던 용의자가 대낮에 장장 4시간여 동안 경찰과 대치극을 벌이는 사태가 지난달 30일 일어났다.
다행히 이로 인한 한인 업소나 인명의 피해는 없었지만 용의자가 침입한 소매 업소 안에 있던 한인을 포함한 고객들이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고, 경찰이 무장특공대(SWAT)를 동원해 일대 도로를 전면 차단하고 체포 작전을 벌이면서 버몬트 애비뉴와 7가 및 8가 일대의 교통과 통행이 오후 내내 사실상 마비되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
LA경찰국(LAPD) 올림픽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5분께 이 지역을 순찰 중이던 올림픽경찰서 소속 경관들이 버몬트 애비뉴 선상 8가 인근에서 총격 사건을 목격하고 바로 용의자 추격을 시작했고 이는 곧 용의자와의 4시간 동안의 대치극으로 이어졌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용의자는 40대 백인 남성으로, 그는 이날 대치극 현장 인근 스모크샵에 들어가 업주에게 총격을 가한 뒤 도주하기 시작했다.
이후 용의자는 버몬트와 8가 코너의 산수당과 북새통 등 한인 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샤핑몰로 도주해 입주 업소 여러 곳에 들어가 숨을 곳을 찾다가 이 몰 안의 A&A 샤인 99센트 소매업소로 침입해 추적하던 경찰과 대치극을 시작했다.
LAPD는 곧바로 스왓팀을 출동시켜 소매업소 안에 있던 한인 1명을 포함한 13명을 긴급 대피시킨 뒤 용의자 체포 작전을 벌였다.
당시 총을 소지하고 있던 용의자는 이 소매업소 안에 숨어 나오지 않고 장시간 대치를 하다가 결국 경찰이 최루가스를 업소 안으로 발포하자 사건 발생 4시간여 만인 오후 3시50분께 업소 밖으로 나와 체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총격이 일어날 당시 업소 안에 있던 산수당 떡집 관계자는 “용의자는 우리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음료수 진열대에 총을 숨기려는 듯이 빈 공간을 찾았다”며 업소 안에 있던 직원 등 5명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고 전했다. LA=구자빈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LA 한인타운 버몬트와 8가 샤핑몰 내 업소 안에서 총격 용의자가 경찰과 대치극을 벌인 가운데 출동한 경찰특공대(SWAT)가 현장에 총을 겨누고 대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