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대학원 한인학생
식당 상대 철거 캠페인 성과
보스턴 지역의 한인들이 함께 노력한 끝에 결국 한 레스토랑에 그려져 있던 욱일기(일제 전범기) 벽화를 제거토록 했다.
케임브리지시 하버드 스퀘어에 위치한 ‘나이트 마켓(Night Market)’ 식당 측은 지난 2일 이메일을 통해 이 식당 벽에 장식된 욱일기 문양을 제거할 것을 요구했던 고객들에게 “일부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렸던 벽화를 제거했다”고 알려왔다.
나이트 마켓 식당의 욱일기 벽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것은 하버드 대학원 박사과정(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에 재학 중인 미리암 차씨였다. 지난달 21일 동료 박사과정 학생들과 함께 나이트 마켓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한쪽 벽에 그려져 있던 욱일기를 발견한 차씨는 이후 레스토랑 웹사이트에서 찾은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 우려를 표했고, ‘옐프’와 ‘구글’ 등 리뷰 사이트에 식당에서 찍은 욱일기 사진을 게재하는 한편,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문제 제기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차씨의 교회 지인인 수잔 황씨(보스턴대 바이오통계학 박사과정)도 보스턴 지역의 한인 커뮤니티 웹사이트를 비롯해 다른 미주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이메일 항의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고, 하버드 한인학생회 웹마스터를 맡고 있는 차씨는 주로 하버드와 주변 MIT 학생들에게 참여를 독려해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행동에 나선지 2주 남짓 만에 욱일기 제거의 성과를 얻은 것에 대해 차씨는 “나치의 상징 하켄크로이츠에 대해선 모두 엄격히 금지하면서 욱일기에 대한 문제점과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은 모르거나 가볍게 여겨진다는 부분이 안타깝다”며 “욱일기 벽화를 지운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사과 없이 그저 예술품을 내렸다고 한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했다. 이 식당의 주인은 중국계 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박성준 지국장
한인들의 요구로 제거된 나이트 마켓의 욱일기 벽화와 미리암 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