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버클리대 공동 발표
아시안 커뮤니티 중 단연 1위
전체 한인자살률도 훨씬 높아
한인 노년층의 자살률이 미국내 아시안 커뮤니티 그룹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60대 한인이 투신 자살하는 등 한인 노인들이 입주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뉴저지 포트리의 475노인아파트에서 최근 일주일 동안 자살 사건이 2차례나 발생하면서 한인 노인들에 있어 자살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탠포드·UC버클리대 교수진이 최근 공동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한인 남성 자살률은 10만 명당 32.9명으로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 그룹을 훨씬 웃돌았다. 65세 이상 한인 여성 자살률 역시 10만 명당 15.4명으로 역시 다른 아시안 그룹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사고 있다.
이번 논문은 2003~2012년 미전국 36개 주의 1,811만3,585명을 대상으로 자살률 조사 결과를 담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의 한인 자살률은 남성의 경우 10만 명당 13.9명, 여성은 6.5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계(남성 5.4명·여성 3.0명), 일본계(남성 10.7명·여성 4.2명), 베트남계(남성 7.6명·여성 2.4명) 등 다른 아시안 이민자 그룹보다 훨씬 높은 자살률이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65세 이상 자살률이다. 65세 이상 한인 남성 자살률은 10만 명당 32.9명으로 전체 평균인 13.9명보다 훨씬 높은 것은 물론, 중국계(18.3명) 등 다른 아시안 이민자 그룹들을 상회한다.
또 65세 이상 한인 남성 자살률은 65세 이상 백인 남성 자살률인 10만명당 29명보다도 높다.
전체 자살률의 경우 한인 남성은 백인 남성 자살률(21명)보다 낮지만 65세 이상의 경우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성의 경우도 65세 한인 자살률이 15.4명으로 다른 아시아 이민자 그룹과 백인 등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한인 노년층의 경우 비교 대상이 된 미국 내 다른 인종·민족 그룹 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인 노년층들의 높은 자살률을 감안하면 사회적 차원의 예방 및 방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인 노년층 사이에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우울증이나 불안감, 상실감 등에 대한 경각심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자살 예방 등을 위한 상담이나 가족과의 소통 등에 대해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 한인 상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인 노년층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상담이나 자살 예방책 등을 위한 정보 창구가 더 늘어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한국어로 가능한 상담 전화 핫라인이 늘어나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문턱이 낮아져야 한인 노년층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