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아마존사 직원
횡단보도 건너다 참변
아마존에 다니던 40대 한인 직원이 지난해 워싱턴주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버스에 치어 사망한 사실이 유가족과 메트로의 합의 과정에서 1년여만에 밝혀졌다.
시애틀 타임스는 보행자와 메트로 버스와의 충돌 사고에 대한 기획기사를 실으면서 안씨의 사망사고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시애틀 경찰 등에 따르면 아마존 직원이었던 존 안(당시 43세·사진)씨는 지난해 10월12일 밤 8시38분께 다운타운의 한 식당에서 동료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뒤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있었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어 횡단보도로 들어선 안씨는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던 메트로 버스에 치어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당시 이 버스는 30여년의 무사고 기록 보유자였던 68세 여성 운전사가 운전했었다. 그녀는 “안씨가 횡단보도에서 버스 쪽으로 걸어 들어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메트로와 경찰이 버스 내와 뒤따라 온 버스 등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등의 분석을 통해 사고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 운전사는 꺾이는 각이 90도가 넘어 우회전이 매우 힘들게 돼있는 이 교차로에서 우회전하기 전에 버스 앞 창문을 통해 밖을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안씨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에 서있는 모습이 잡혔다.
이 사이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 안씨는 횡단보도에 진입했고 이후 버스가 우회전 하면서 버스 앞면 오른쪽으로 안씨를 친 뒤 뒷바퀴로 다시 한번 넘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안씨가 버스에 치인 지점은 인도에서 12~16 피트 떨어진 곳이었다”면서 “이는 우회전이 쉽지 않은 교차로에서 보행자가 횡단보도 안에 진입해 있는 상태에서 버스가 회전 각을 넓게 잡기 위해 돌다가 친 것”이라고 밝혔다.
안씨는 당시 부인 서모씨와 두 살 된 아들을 두고 세상을 떠났고, 부인 서씨는 이후 메트로 측과 협상에 나서 지난 7월 소송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770만 달러를 받기로 합의했다.
메트로 버스측도 유가족에게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면서 사과했으며 사고를 낸 여성 운전사를 지난 8월30일 해고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