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살해혐의 한인여성 재판
가족들,국민청원운동 등 대응
남편을 칼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인 여성 유미선씨(본보 16·17일자 보도)의 가족들이 이번 재판이 증거가 무시된 채 수사기관의 강압적인 진술로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에서 재판을 보기 위해 LA에 온 유씨의 두 언니는 유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데이빗 백 변호사 사무실에서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진행중인 재판이 물적 증거보다 검찰과 수사관의 진술에만 의존해 편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생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현재까지 증거만 놓고 봐도 동생은 결백하다”고 주장하며 “경찰 수사관과 검사 측이 사건 당시 만취 상태에서 진술한 동생의 이야기를 근거로 동생을 살인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숨진 남편 성태경씨가 찔린 칼에서 유미선씨의 지문이나 DNA 등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또 사건 발생 후 술에 취한 상태이던 유씨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LA 경찰국(LAPD) 수사관이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유씨에게 남편을 살해한 사실에 대한 자백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이밖에도 법정에 제출된 증거자료인 심문 동영상 자막도 유씨에게 불리할 수 있게 번역이 됐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동생에게 남편을 죽였는지에 대해 강압적으로 물어본 뒤 동생이 ‘그냥 제가 죽인 걸로 해주세요’라고 답변을 했는데 이에 대한 번역이 단순히 ‘OK’로만 표기됐다”며 “동생의 살인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데 만취상태에서 진행한 진술만 갖고 살인을 확신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씨의 가족들은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국민청원운동 및 항소 등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