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 증오범죄 급증
한인 피해도 매년 발생
LA 헌팅턴팍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인 업주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업소 앞을 가로막고 술을 마시고 있는 히스패닉계 남성 2명에게 업소 앞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 했다가 증오범죄 피해를 당했다. 이들은 한인 업주에게 “F--- Korea”라고 욕설을 하며 업소 벽에 스프레이로 갱단을 뜻하는 낙서를 한 뒤 사라졌다. 이 업주는 낙서 제거를 위해 1,000달러를 써야 하는 피해를 봤다.
또 지난해 6월 웨스트 LA 지역에서는 식당을 찾기 위해 길을 걷던 한인 여성에게 백인 남성이 다가와 “어느 나라 사람이냐? 한국에서 왔나?”라고 물었고, 한인 여성이 이를 무시하고 지나가자 백인 남성이 “너는 우리의 적이다”라고 외치며 그녀를 향해 도로 표지용 원뿔을 집어던지는 행동을 했다.
이 같은 사건은 지난 2017년 한 해 LA 카운티에 접수된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 사례들로, LA 카운티에서 전체적으로 증오범죄 발생률이 작년대비 5% 증가한 가운데 한인들을 포함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A 카운티 인간관계위원회가 각 지역 경찰과 셰리프국 등 사법기관, 커뮤니티 단체 및 교육구 등 100여개 기관들에 신고나 접수된 자료를 토대로 18일 발표한 연례 증오범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LA 카운티에서 한인 대상 증오범죄 건수는 2007년에 2건, 2008년 4건, 2009년 1건, 2010년 3건, 2011년 1건, 2012년 1건, 2015년 1건, 2016년 1건, 2017년 2건으로 거의 매년 발생해 왔다.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한인들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는 총 16건으로 나타났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증오범죄 중 기물파손과 낙서 등 밴달리즘이 35%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단순폭행 27%, 협박 12%, 가중폭행 11%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또, 증오범죄가 벌어진 장소는 주거지가 37%로 가장 많이 차지했으며, 공공장소 30%, 학교와 사업장 14%, 종교적장소와 정부기관 2% 등이었다. 아시아계를 상대로 증오범죄를 저지르는 인종은 백인이 42%로 가장 많았고 흑인 33%, 라티노계가 17%의 순이었다.
LA 카운티 인간관계위원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로빈 토마 사무국장은 “아시안 커뮤니티에서 증오범죄에 대해 언어의 문제점과 문화의 차이 때문에 신고를 하지 않고 기피하는 것은 문제”라며 “증오범죄 피해를 입었을 시 즉각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구 인턴 기자>
18일 LA 카운티 인간관계위원회 토니 로마 사무국장이 증오범죄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