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석씨 살해용의자 무죄 유감
한인사회 리더들 기자회견
MTA상대 민사소송은 계속진행
지난 2012년 맨하탄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고 한기석씨를 떠밀어 숨지게 한 용의자가 최근 무죄평결을 받고 풀려난 것에 대해 한인사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고인의 유족이 출석하는 뉴욕우리교회의 조원태 목사와 교인들, 한인사회 리더들은 21일 뉴욕우리교회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을 죽여 놓고 어떻게 무죄로 풀려날 수 있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뉴욕주 대배심 결과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한씨를 선로로 밀어 살해한 혐의를 받아 온 나임 데이비스는 지난 17일 열린 뉴욕주 대배심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돼 무죄 평결을 받고 석방됐다.
조원태 목사는 “현재 유족들은 대배심 결과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상태이며, 아무 입장도 표명하고 싶지 않다고 밝혀왔다”면서 “하지만 유족들의 목소리가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되고, 한인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김광석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회장과 박윤용 한인권익신장옹호회장, 정승진 전 민권센터 회장 등 한인사회 인사들과 존 리우 전 뉴욕시감사원장도 참석해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리우 전 뉴욕시감사원장은 “슬픔에 빠져 큰 충격을 받은 유족들에게 기도와 용기를 주길 당부드린다”며 “정의가 바로설 수 있도록 계속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승진 전 민권센터 회장도 “무죄 평결에 굉장히 실망했다. 유족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으며 김광석 KCS회장은 “그동안 한인사회에서도 고 한기석씨 사건을 너무 등한시한 건 아닌지 아쉬움이 있다. 당연히 유죄라고 생각해 미리 대처를 하지 못했던 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조 목사에 따르면 유족들은 이번 뉴욕주 대배심 결과와 상관없이 현재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를 상대로 진행 중인 민사 소송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진우 기자>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원태 뉴욕우리교회 목사와 존 리우 전 뉴욕시감사원장 등이 고 한기석씨의 살해 용의자가 무죄 평결을 받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