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 한인도 방한계획 망설여...반이민정책 우려
항공여행업계 “입출국에 문제없다” 비행기 좌석남아
영주권자인 이모씨(메릴랜드 거주)는 올 여름방학에 자녀들과 한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이씨는 “미국에 입국할 때 공항 심사과정에서 재수 없게 걸리면 자칫 추방될 수도 있다며 아내가 극력 반대해 오랜만에 한국에 다녀올 계획을 취소했다”면서 “정말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되는 사례가 많으냐?”고 물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 이민 단속조치로 인해 한국행을 망설이거나 취소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15일 워싱턴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성수기에 접어든 6월 현재 한국행 고객들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 여행사 대표는 “예년에 이맘때는 자리가 없어 난리였는데 올해는 좌석에 여유가 있다”며 “전례 없는 이런 일은 유학생 수가 줄어든 데도 원인이 있겠지만 트럼프 정부의 반 이민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의 한 직원도 “매년 6월이면 한국행 좌석난을 겪지만 올해는 이상하게 빈 좌석이 상당수 남아 있다”며 “영주권자나 한국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은 신원에 별 문제가 없는데도 한국행을 아예 뒤로 미루는 것 같다”고 한인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항공여행업계나 이민변호사들에 따르면 워싱턴 지역의 경우 입국거부 사례도 없고 공항에서의 추방 분위기도 잦아들었다고 한다. 항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말은 많았지만 실제 덜레스 공항 입국장에서 입국이 거부된 사례는 아직 없다”며 “영주권이나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가진 한인들마저 공항에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한국행을 망설이고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민변호사인 전종준 워싱턴 포럼 대표는 “초기의 강경 분위기가 다소 수그러들고 있다”며 “다만 입국심사가 까다로워져 조금만 이상하면 2차 심사대로 가서 2-3시간씩 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고 공항 분위기를 전했다. 전 변호사는 “2차 심사대로 가서 고생하는 걸 막으려면 음주운전이나 경범죄자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사람들은 법원에 가서 판결문(Court Disposition)을 떼서 소지하고 있다가 입국시 문제가 되면 이를 보여주며 해명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종국 기자>